사회
비상구 물건 쌓고 방화문 열고…'안전불감증' 요양병원
입력 2019-10-03 19:30  | 수정 2019-10-04 20:36
【 앵커멘트 】
얼마 전 사고에서 보듯이 요양병원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많아 자칫 대형 인명사고까지 벌어질 수 있어 안전수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요.
하지만 현장에선 '안전불감증'이 여전합니다.
정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병원 내부가 시커멓게 그을려 형태를 알아보기 힘듭니다.

지난 달 24일 화재로 2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친 김포 요양병원.

당시 불은 보일러실에서 발생했는데, 방화문 역할을 하던 보일러실 문이 열려 있어 피해는 더 커졌습니다.

▶ 인터뷰 : 요양병원 관계자
- "(입원환자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식사를 못하거나, 집에는 못 모시는 분들이 대부분…."

다른 요양병원을 찾아가봤습니다.


▶ 인터뷰 : 건물 관리인
- "(방화문 같은 경우에는) 닫아놓죠. 그거는 기본적인 거 아닌가요?"

말과는 달리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방화문은 열려있고,

한쪽에 휠체어 5~6대가 쌓여 있어 대피 공간도 좁습니다.

방화문 앞에 빈 박스를 쌓아둔 곳도 있었습니다.

다른 요양병원도 마찬가지.

▶ 스탠딩 : 정수정 / 기자
-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나 유독가스를 막기 위해서 방화문은 항상 닫혀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모두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또 다른 요양병원에서는 화재가 나면 창문으로 탈출하도록 도와주는 미끄럼틀식 '구조대' 위에는 개인 물품이 놓여 있고,

복도 벽에는 환자들이 이동할 때 잡을 수 있는 '안전 바'도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화재가 나면 사망자의 70~80%는 연기로 화를 당하는데, 대피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 인터뷰(☎) : 이영주 /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최초 화재가 발생한 후 화재가 가장 커지는 시간을 5~10분 사이로 본다면 1~2분 사이에 연기는 상당히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10년 사이 5배 넘게 급증한 전국의 요양병원, 이런 관리 상태라면 또 다른 참극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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