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위험·고수익 채권 인기…하이일드 설정액 1조 눈앞
입력 2019-10-03 17:04  | 수정 2019-10-03 20:05
주춤했던 하이일드(고수익) 펀드에 다시 자금이 유입되며 설정액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증시 부진과 금리 인하 사이클로 '돈줄'이 마른 가운데 조금이라도 수익을 높이려는 고위험·고수익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위험자산 리스크도 높아지고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 31개로 최근 일주일간 14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 2일 기준 31개 하이일드 펀드의 전체 설정액도 9861억원으로 곧 '1조원 클럽'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평균 수익률은 연초 이후 9.5%를 기록했다.
하이일드 채권은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회사채다. 적격등급(BBB 이상) 회사채에 비해 디폴트 리스크가 높지만 연 수익률이 7%에 이른다. 은행 예금금리가 2%도 안 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다. 실제로 2008년 수준의 금융위기만 오지 않으면 연 7% 이자를 안정적으로 챙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 들어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하이일드가 조정을 거친 점도 '저가 매수' 적기를 설명하는 근거로 꼽힌다.
하이일드 펀드 중에서는 AB글로벌고수익펀드 설정액이 4474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 10.38%다. 두 번째로 설정액이 큰 펀드는 2928억원의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펀드로 올해 수익률이 10.1%를 기록했다. 수익률이 가장 낮은 곳은 4.01%를 기록한 한화월지급단기하이일드펀드로 집계됐다.
반면 하이일드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일드가 경기에 민감한 회사채인 만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최근 채권 열풍과 함께 하이일드 투자 수요가 늘었지만, 하이일드를 채권의 한 종류가 아닌 주식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장대환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채권운용팀 매니저는 "주식시장이 내려가면 하이일드도 같이 조정받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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