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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번뇌를 지우지 못한 돌부처 [시즌 결산]
입력 2019-10-01 06:00 
오승환은 결국 2019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돌부처는 결국 번뇌를 지우지 못하고 태평양을 다시 건넜다. 오승환은 2019년 콜로라도 로키스와 2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한국 복귀를 택했다.

오승환 2019시즌 성적
21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9.33(18 1/3이닝 19자책) 6피홈런 6볼넷 16탈삼진
주요 이동 현황(한국시간)
6월 11일 왼쪽 복근 염좌로 10일 부상자 명단 등재
7월 24일 양도지명 처리
7월 27일 방출

오승환은 2018시즌을 마친 뒤 귀국한 자리에서 한국 복귀 가능성을 언급했다. 계약이 1년 남아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희망을 보였다. 그만큼 그는 지쳐 있었다. 갑작스런 계약 무산, 처음 경험하는 트레이드 등 힘든 일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결국 그는 2019시즌에도 콜로라도 스프링캠프에 합류했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지만 예전같은 날카로움은 없었다. 시범경기부터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9경기에서 8 1/3이닝을 던지며 13피안타 9실점을 허용했다. 정규시즌에 들어가서도 부진은 계속됐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 29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에서 피홈런을 허용했고, 이후에도 2~3경기에 한 번씩은 실점했다. 4월 1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서는 아웃 한 개도 잡지 못하고 강판되는 수모를 당했다.
좋은 때도 있었다. 4월 2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하며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같은 달 27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원정경기에서는 7회 등판해 무실점을 기록하며 홀드도 챙겼다. 그러나 이틀 뒤 같은 팀을 상대로 8회 올라와 2/3이닝 4피안타 1피홈런 3실점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5월에도 부진은 계속됐다. 5월 13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홈경기에서는 2/3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탈삼진 4실점으로 최악의 부진을 경험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0.05까지 올라갔다. 이후 등판 간격이 조금씩 뜸해졌다. 5월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4연전 중 3경기에 등판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 과정에서 팔꿈치 수술 사실이 알려졌다. 제프 브리디히 로키스 단장은 "재활을 통해 이겨내려고 했는데 몸이 반응하지 않았다. 팔꿈치에 대한 청소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드러냈지만, 그는 오프시즌 기간이나 시즌 도중에도 미국에서 남아 있는 계약을 존중하고 이행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마도 팔꿈치 부상 때문에 계획을 바꾼 거 같다"며 팔꿈치 부상이 오승환을 시즌 도중 한국으로 돌아가게 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팔꿈치 부상이 오승환의 이번 시즌 경기력에 어떤 영향력을 미쳤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오승환의 이번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1.3마일을 기록했다. 빅리그 데뷔 첫 해 93.53마일에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졌다.
마무리는 아쉬웠지만, 오승환은 지난 4시즌동안 빅리그에서 많은 것을 남겼다. 통산 3.31의 평균자책점과 42세이브를 기록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4.3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기록했다. 그의 활약은 많은 이들의 기억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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