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LG 8K TV 공방에…ICDM "분쟁에 개입·중재 않는다"
입력 2019-09-30 08:33 
[사진출처 = 연합뉴스]

최근 8K TV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해 화질 측정기구인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는 어떤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ICDM은 디스플레이 업계 최고 전문기구로 꼽히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한 분과다. 세계 각국 전문가들이 모여 디스플레이 성능 측정 규격을 정한 뒤 이를 업계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ICDM은 최근 언론 질의에 대한 답변 성명을 통해 "우리는 기업들이 IDMS 자료를 활용해 어떤 데이터를 내놓든 관련 이슈에 대해 개입·중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DMS의 1.1.3 조항에 따르면 우리는 디스플레이 화질 측정과 관련해 의무 값을 정하고 있지 않다"며 "그건 국제표준기구(ISO) 등 다른 표준기구들의 업무"라고 덧붙였다.

이는 ICDM은 측정 방식 규격과 기준을 제시할 뿐 이를 통해 측정한 결과치를 놓고 적합성 여부를 결정하거나 등급을 매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LG전자가 삼성 QLED 8K TV는 화질선명도(CM)가 ICDM 기준치인 50% 미만이므로 가짜 8K라고 주장하고, 삼성전자 측은 CM 지표는 흑백TV 시절에 쓰던 지표이므로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 한쪽의 편을 서지않고 불개입 원칙을 견지한다는 것이다.
헬게 시첸 회장은 이와 관련해 "SID는 새로운 제품의 성능을 측정하기 위한 공인된 글로벌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디스플레이 기술의 한계를 넘으려는 삼성과 LG의 노력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논쟁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200여명의 전문가가 모여 올해 예정된 개정 절차에 따라 관련 조항을 업데이트하는 중이고, 그때까지는 현행 규격이 계속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CM 기준치를 둘러싼 이번 논쟁에 대해 측정방식 결정 주체인 ICDM과 SDI가 판정을 피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이번 8K 화질 논쟁은 선의의 경쟁이라기보다는 소모전에 불과하다"며 "양쪽 제품 모두 장점과 단점이 각각 있는 만큼 소비자와 시장 판단에 맡기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