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서 같이 살고 싶다` 외국인 `로맨스 스캠`에 한국 여성 1억원 송금
입력 2019-09-26 11:21 

인스타그램에서 한국인 여성을 꾀어 연애로 발전한 감정을 느끼게 한 뒤 1억 원을 받아 가로챈 일명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사기 피해가 강원도에서도 일어났다.
26일 강원 동해경찰서는 40대 여성 A씨가 송금한 돈을 서울 용산과 경기 양주에서 각각 찾으려던 국내 인출책 B씨(37·라이베리아)와 C씨(49·나이지리아)를 붙잡아 사기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A씨를 상대로 로맨스 스캠 사기 사건을 저지른 주범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강원도 동해시에 사는 A씨는 4달 전 인스타그램에서 모르는 외국 남성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자신을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선박 기술사라고 소개한 남성은 일과 생활 등을 이야기하며 꾸준히 연락해왔다.

일면식 없이 메시지로 시작된 관계였지만, 두 사람 사이는 사랑을 이야기할 정도로 금세 가까워졌다.
A씨가 남성과의 관계를 애인으로 느끼게 됐을 때, 남성은 "한국으로 가서 같이 살고 싶다"는 말과 함께 돈 얘기를 꺼냈다. "한국에서 집을 구할 돈 70만 달러를 항공화물로 보낼 테니, 통관 비용을 보내 달라"고 했다. 이후 남성은 "항공화물로 보낸 돈이 적발됐다. 벌금을 내야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고 하더니 "돈세탁 의심을 받고 있어 증명서를 발급해야 하는데 발급비가 없다"며 또다시 돈을 요구했다.
A씨가 사기를 당했다는 걸 알아차리고 경찰에 신고했을 때는 이미 남성에게 9000여만원을 보낸 뒤였다.
동해경찰서 관계자는 "외로움을 이용한 로맨스 스캠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SNS에서 모르는 외국인이 말을 걸고, 돈을 요구하는 경우 모두 다 사기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홍콩에서는 60대 여성 사업가가 온라인 연인에게 속아 4년 동안 무려 약 260억원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동해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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