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형지 계열사인 형지I&C가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브랜드 '스테파넬' 사업을 장고 끝에 접기로 했다. 라이선스 새 파트너를 구하지 못한 스테파넬은 이로써 한국 진출 20년 만에 사업을 아예 철수한다.
2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형지I&C는 최근 스테파넬의 이탈리아 본사와 라이선스 확보를 위한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형지I&C는 코스닥 상장사로 남성복 브랜드 '예작' '본'과 여성복 브랜드 '스테파넬' '캐리스노트'를 운영하는 회사다.
형지I&C 관계자는 "이탈리아 본사의 잦은 경영진 교체와 매출 감소 등 경영악화가 지속됐다"며 "본사로부터 각종 지원도 중단된 상태에서 라이선스 계약 연장을 더는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니트웨어로 유명한 스테파넬은 지난 2014년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이 직접 이탈리아에 건너가 라이선스를 획득한 브랜드다. 그 동안 주요 백화점 위주로 유통망을 확보하며 연평균 28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백화점에서도 자체 브랜드(PB)상품으로 니트웨어를 출시하는 등 가성비를 높인 브랜드가 잇따라 나오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형지I&C는 지난해부터 백화점 내 스테파텔 매장 축소를 추진해왔다. 백화점과 아울렛 40여 곳에 포진해 있던 스테파넬 매장은 축소를 단행해 현재 12곳의 아울렛에서만 운영 중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오프라인 모든 매장에서 철수할 계획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서는 올해 가을·겨울(FW) 시즌 MD 개편을 하며 자연스럽게 매장을 뺐다"며 "남은 매장에서는 현재 재고 정리를 위한 '브랜드 고별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형지 I&C는 이번 기회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한편 온라인 사업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미 토종 셔츠 브랜드로 유명한 '예작'과 여성복 브랜드 '캐리스 노트' 매장을 수도권 내 주요 백화점에 연이어 열며 유통망 확대에 힘쓰고 있다.
또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 사업의 비중도 더욱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형지I&C는 최근 뉴-비즈니스 사업부를 신설했으며 온라인 전용 브랜드 론칭 및 해외 온라인 채널 입점 등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테파넬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모던 앤 시크룩' 스타일을 제안해 온 만큼 라이선스 종료 결정에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올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를 이룬 만큼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