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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이종목] 원화값 반등기대에…KB금융 `눈길`
입력 2019-09-23 17:42  | 수정 2019-09-23 19:40
지난해부터 줄곧 이어진 은행주 하락세가 진정되며 올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KB금융이 주목받고 있다. 올 3분기와 4분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주가가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극심한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점도 KB금융이 주목받는 원인으로 꼽힌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영업이익 4조5285억원과 순이익 3조28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3사 이상이 추정한 KB금융의 실적 평균치로 순이익은 지배주주 지분에 귀속되는 액수 기준이다. 각각 지난해에 비해 6.12%, 7.36% 성장한 수치다. 지난 2분기에는 순이익이 9912억원에 달하며 사상 최고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기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규모다.
반면 은행주 주가는 지난해부터 좋지 못한 흐름을 보였다. 각 금융지주사의 실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커지며 향후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KB금융 주가는 지난해 1월 장중 6만9200원을 기록했던 것이 지난달 16일에는 3만7750원까지 떨어졌다. 18개월 동안 주가가 반 토막 난 셈이다. KRX은행 지수는 지난해 1월 1000을 넘었지만 지난달에는 650선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주가 반등은 KB금융이 수익성에 비해 주가 하락 폭이 과도했다는 데서 나왔다. 주력 사업인 은행 외 보험과 증권, 카드 계열사들이 고른 실적을 거뒀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시작된 비은행 다각화 전략이 KB금융의 약점이었던 높은 은행 비중과 과대 자본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며 "은행주 하락 국면에서는 KB금융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저평가가 과도했던 만큼 정상화 과정에서는 상승 탄력이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올해 업계 최고 수준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비율 역시 가장 높다"며 "2분기에도 우려가 컸던 증권과 손해보험이 약진하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향후 수급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돈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원화 가치가 오를 때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순매수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며 떨어졌던 달러당 원화값이 제자리를 찾아가면 은행주 매수도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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