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발표한 '아이폰11' 시리즈로 반등을 할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초기 평가는 좋지 못했지만 1차 출시국에서 예상 외 인기를 확인하면서 애플의 구원투수로 활약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 11일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11' 시리즈 3종은 대체적으로 냉소적인 평이 많았다. 한 IT매체는 "아이폰 가격을 내린 것이 어쩌면 이번 신제품의 최대 혁신일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공개 초반부터 이 같은 평가가 나온 이유는 카메라를 제외한 별다른 혁신이 이번 신제품에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은 5G와 폴더블폰 등 새로움이 더해지고 있으나 이번 아이폰은 트렌드를 뒤쫓아 가는 정도에 성능과 기능 개선만 이뤄지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올해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떨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혁신 대신 합리적인 가격 정책으로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전략을 펼쳤다. 매년 최고 가격을 경신하며 고급 스마트폰은 100만원이란 등식을 만들었던 애플이기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5G폰처럼 폼팩터, 네트워크 혁신이 쏟아지자 애플로서는 아이폰 가격 고공행진을 멈출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보급형인 아이폰11은 전작(749달러)보다 낮은 699달러에 책정됐다. 아이폰11 프로는 999달러, 아이폰11 프로 맥스는 1099달러로 전작과 동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의 입지는 점점 줄고 있다. 지난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화웨이에 밀린 애플은 현재 그 격차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애플은 10.5%를 기록하며 3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가 20.4%로 1위며, 화웨이는 15.8% 2위를 유지했다.
애플은 이번 아이폰11 시리즈를 통해 반등을 노린다. 애플은 지난 20일부터 미국, 일본, 중국 등 1차 출시국을 대상으로 아이폰11을 출시했다. 초기 적잖은 비판과 냉소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아이폰11에 대한 반응은 예상외로 뜨거웠다.
특히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미중 갈등이 한창이고 중국 내에서 '애국주의' 물결이 높지만, 이날 예약 없이 애플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였다.
중국 아이폰 최대 유통처로 꼽히는 징둥닷컴에서는 아이폰11 3종에 대한 예약판매 첫날 주문량이 1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낮아진 가격 등의 영향으로 예약 판매 때부터 인기가 확인된 것이다.
중국은 아이폰의 성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시장이다. 지난해 중국 시장의 판매 부진은 애플의 전체 매출과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아이폰11을 사려는 고객들이 매장 밖에 줄을 서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CNBC에 따르면 뉴욕 5번가의 애플 플래그십 매장 앞에는 출시일 새벽부터 대기 행렬이 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사전주문 접수 결과 애플의 신작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특히 보급형인 아이폰 11의 수요가 두드러지고 있다.
JP모건은 "아이폰 11이 아이폰 시리즈의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아이폰 출하량을 1억8400만대, 내년 1억9500만대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애플 전문가인 애널리스트 궈밍치도 "신작 아이폰 11 시리즈의 수요가 기대를 능가한다"며 판매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한편 한국은 아이폰11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출시일은 정해져 있지 않았지만 10월 말쯤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11 시리즈. [사진출처 = 애플]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