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초 반일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두 달 반이 지난 가운데 일본 맥주가 10년 만에 국가별 수입액 기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사케 수입액은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22만3000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수입맥주 중에서는 13위를 차지했는데, 일본 맥주는 2009년 미국 맥주를 제치며 1위 자리에 오른 뒤 지난 6월까지 한번도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수치는 반일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6월 790만4000달러와 비교했을 때 2.8% 수준으로 쪼그라든 수치다. 지난 7월 434만2000달러와 비교했을 때도 5%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체 맥주 수입액은 2416만1000달러를 기록해 전월 2827만4000달러 보다 15% 가량 줄어들었다.
일본 맥주가 사라진 시장에서는 중국 맥주가 462만1000달러 가량 수입되며 1위를 차지했다.
'칭다오', '하얼빈' 맥주에 이어 지난 4월 출시된 화윤설화맥주의 '슈퍼엑스' 등도 가세했다. 2위는 네덜란드 (430만2000달러), 3위는 벨기에(377만달러)였다. 미국 맥주는 346만9000달러어치 수입돼 4위를 차지했다.
사케 수입량은 10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달 사케 수입금액은 42만80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61만3000달러와 비교하면 27% 수준, 지난 7월(93만4000달러)과 비교하면 46%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2008년 7월 42만4000달러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일본 주류 수입 감소는 이들 제품을 수입하는 한국 기업에도 큰 타격을 미치고 있다.
일본 맥주 수입사 관계자는 "수입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올 연말부터 일본 맥주 재고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업체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사용하기 쉬운 재고 소진 방법은 할인이지만 불매운동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데다 할인의 효과도 미지수다. 수입사들이 재고를 일본 제조사 측에 반품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소규모 사케 전문 수입사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는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전체 임직원의 3분에 1에 해당하는 임원들은 지난달부터 30%가량 감봉 조치를 단행했고 일반 직원들에게도 연차 소진을 장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케가 팔리지 않으니 도매상들이 반송을 요청하기도 해 재고까지 수입사가 떠안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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