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가위 택배 받으세요" 열었더니…내 전화번호가 '좀비'로
입력 2019-09-11 19:30  | 수정 2019-09-11 20:50
【 앵커멘트 】
어느날 갑자기, 휴대전화에 "사기치지 말라"는 전화와 문자가 수천 통씩 쏟아진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요.
추석 택배 문자메시지를 무심코 눌렀다가 자신의 전화번호로 사기성 메시지가 무차별 발송되면서 비롯된 일인데, 누구든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직장인 박 모 씨의 휴대전화에는 오늘도 수십 통의 전화와 문자, 심지어 협박성 메시지까지 쌓입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경기 광명시
- "50~60통씩 전화가 와 있어요. 일상생활이 안 되는 거예요, 전화 벨소리에. 핸드폰을 최근에 번호를 바꿨어요."

박 씨의 전화번호로 불법 도박과 투자를 광고하는 문자가 수천 통씩 뿌려지면서 벌어지는 일인데, 정작 박 씨는 단 한 통도 보낸 적이 없습니다.

사건은 박 씨가 얼마전 택배 문자 메시지를 무심코 누른 뒤부터 시작됐습니다.

낚시를 뜻하는 피싱과 문자메시지의 합성어인 이른바 '스미싱'을 당한 건데, 문자메시지의 링크를 통해 악성 앱이 휴대폰에 설치돼 개인정보를 뺏는 수법입니다.


한마디로 스미싱을 통해 박 씨의 휴대전화가 불법 행위의 대포번호로 활용된 겁니다.

문제는 추석을 앞두고 이런 스미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스미싱에 당한 또 다른 피해자는 자신의 이름과 사진이 같은 카카오톡 계정까지 만들어 가족들을 속이려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 인터뷰 : 인 모 씨 / 경기 고양시
- "저랑 너무 똑같이 돼 있으니까, 저도 순간적으로는 의심이 안 들더라고요. (연락이) 많이 왔어요. 3~4명 정도 왔는데…."

▶ 인터뷰 : 이재형 / 한국인터넷진흥원 탐지팀장
- "의심되는 문자 내에 있는 인터넷 주소는 클릭하지 마시고, (국번없이) 118 센터에 신고해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번호로 스미싱 문자가 이미 유포되고 있다면, 각 통신사에 '번호도용 문자차단'을 신청해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전범수 기자, 김광원 VJ
영상편집: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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