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업 중 `女노출` 단편영화 상영한 도덕교사 검찰 송치…어떤 영화길래
입력 2019-09-10 15:30 
중학교 성 윤리 수업 중 학생들에게 단편영화를 틀어줘 `성 비위` 논란을 빚은 도덕 교사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된 영화 `억압당하는 다수`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뜨겁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중학교 성 윤리 수업 중 여성 신체 일부 노출 장면이 포함된 단편영화를 상영해 '성 비위' 논란을 빚은 교사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논란이 된 영화 '억압당하는 다수(Oppressed Majority)'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뜨겁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지난 9일 광주의 한 중학교 도덕 교사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다음 주 중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 교사가 지난해 9~10월 1학년생과 올해 3월 2학년생을 대상으로 '성과 윤리' 수업 중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당하는 다수'를 보여준 것이 학생들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일부 학생들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지난달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교사의 직위를 해제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논란을 빚은 영화 '억압당하는 다수'는 프랑스의 엘레오노르 푸리아 감독(Eleonore Pouriat)이 연출했다.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역할이 뒤바뀐 가상 사회를 배경으로 가부장제 사회를 성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통적인 성 역할을 뒤집은 이른바 '미러링' 기법이 활용됐다. 영화에서는 여성이 상의를 탈의한 채로 조깅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또 여성들이 남성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려 하는 장면과 남성이 무릎 위로 올라오는 반바지를 입어 옷차림을 지적받는 모습이 노골적으로 표현된다. '억압당하는 다수'는 일부 장면과 수위 높은 대사로 인해 19세 미만 관람 불가 등급을 판정받았다.
엘레오노르 푸리아 감독은 이 단편영화를 통해 2010년 스톡홀름국제영화제 'iFestival'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14년 푸리아 감독이 직접 유튜브에 이 영화를 무료로 공개한 이후 조회 수 약 1325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어 자막판은 조회수 26만회를 넘어섰다.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에서 푸리아 감독의 '억압당하는 다수'는 10일 3213명이 평가한 가운데 평점 4.0점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엘레오노르 푸리아 감독은 한 언론사를 통해 교사 A씨의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 "몇몇 장면들 때문에 충격을 받은 분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라면서 "하지만 촬영한 이미지들은 그저 불평등한 사회를 비추어주는 거울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부디, 의미 없는 싸움을 멈추고 대신 차별과 싸워달라. 성차별과 성희롱에 대한 정보를 주고자 했던 사람과 싸우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한편 해당 영화를 중학교 교실에서 상영한 것을 두고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누리꾼 gjtw****는 "성불평등에 화두를 던지는 의미 있는 영화인데 어째서 억압받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반면 누리꾼 zolb****는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학생에게 행해지는 정신적인 폭력이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교사가 너무 앞서갔다"(dann****)라는 의견도 있었다.
[디지털뉴스국 유정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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