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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좋아하면 울리는` 송강 “스타 꿈꿨지만 이젠 배우가 되고파”
입력 2019-08-30 07:01 
송강은 스타가 되고 싶어 시작했으나 점점 배우의 꿈을 꾼다고 했다. 제공|넷플릭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아주 미세할지라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스타가 아닌 배우가 되고 싶어요.”
솔직하고 꾸밈이 없다. 순수한 소년미가 느껴지지만 목표 의식은 뚜렷하다. 빛나는 외모, 그것을 넘어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송강(26)의 비상이 시작됐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추리에서 재치있는 입담과 돌직구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송강이 드라마 첫 주연으로 활약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서다.
2017년 tvN 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로 데뷔한 송강은 MBC ‘밥상 차리는 남자(2017), 온라인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의 ‘뷰티풀 뱀파이어(2018) 등에 출연하는가 하면, SBS ‘인기가요 MC까지 맡으며 분야를 막론하고 쉼 없이 활약해왔다. 다재다능한 송강은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김소현, 정가람, 고민시 등과 호흡을 맞춰, 청춘의 풋풋한 매력을 발산했다. 다음은 송강과의 일문일답.
Q. 첫 주연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이 공개됐다. 주변 반응은?
A. 주변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 놀랐다. 원작(천계영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워낙 인기가 많아 실망하시진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자연스럽게 이입해 봤다", "캐릭터들이 모두 살아 있다", "기대 이상이었다" 등의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기뻤다. SNS 팔로워도 2배 가까이 늘어 깜짝 놀랐다. 촬영 당시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 고민도 많고 속상했던 기억이 많이 나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정말 다행이다.

Q. 오디션은 어떻게 보게 됐나?
A. 제작사에서 소속사로 오디션 연락이 와 보게 됐다. 오디션은 두 명씩 연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당시에는 감독님이 나보다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서 안 될 줄 알았다. 2~3주 뒤에 최종 오디션을 보자는 연락을 받았고 기쁜 마음과 함께 걱정과 부담이 동시에 밀려왔다. 오디션 전날엔 한숨도 못 잤다.
Q. 무려 ‘900:1의 경쟁률이었는데?
A. 당시에는 이 정도 경쟁률인 줄은 몰랐다. 한참 촬영을 하고 있던 중에 정확한 경쟁률 수치를 알게 돼 다시 한 번 놀랐다. 몰라서 오히려 다행이었던 것 같다.(웃음) 오디션 당시 특정 역할을 정해놓고 보는 게 아니라 모든 역할을 열어 놓은 상태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드리는데 최선을 다했다. 솔직하게 자신감 있게 임했는데 다행히 그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Q. ‘선오 역에 캐스팅 된 뒤 어떻게 준비했나?
A. 처음엔 걱정이 많이 됐다. 내 성격이 선오와 많이 다르기도 하고 일상에서는 볼 수 없는 캐릭터라 어떻게 하면 시청자에게 이질감 없이 다가갈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마음 표현이 서툴고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행동하는 방식 등에 대해 섬세하게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판타지적 요소나 만화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적응하려고 했다. 막힐 때면 감독님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했고 최대한 이미지 메이킹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Q. 또래 배우들이라 고민을 나누기 쉬웠을 것 같은데?
A. 실제로 그랬다. 생각처럼 잘 되지 않을 때면 함께 문제를 공유하곤 했다. 큰 도움이 됐다. 특히 한 번은 마음처럼 연기가 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표현이 안 돼 속상해하다 밤을 지새운 적이 있었다. 정가람 형에게 이런 고민에 대해 밤늦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다음날 정말 긴 장문의 답이 와있더라. ‘후회가 남지 않도록, 너답게 있는 그대로 하자는 진심이 가득 담긴 글에 감동을 받았다. 좋은 동료들을 만난 것 같다.
Q. 평소 고민이 많은 편인가?
A. 늦게 연기를 시작하는 바람이 조급함이 많았다. ‘조금만 빨리 시작할 걸하는 생각도 많이 하고 ‘빨리 인지도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사실 스타가 되고 싶어서 이 길을 선택한 게 맞다. 그런데 점점 현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좋은 선배님들을 비롯해 동료들을 만나 에너지를 나누고 대화하고 경험을 쌓고 배우면서 연기에 대한 애정이 커지게 된 것 같다. 지금에 와서는 심적인 조급함도 좀 놔두려고 한다.
Q. 이 같은 가치관 변화에 계기가 있나?
A. 점차적으로 생긴 변화이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좋아하면 울리는의 영향이 컸다. 초반에 연기가 너무 안 돼서, 마음처럼 되는 게 없어 정말 힘들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나를 내려놓고 상대방을 보면서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의존하고 호흡을 맞추다 보니 오히려 빨리 나아졌다. 연기하는 게 되게 행복한 일이란 걸 새삼 깨닫게 되더라.
Q. 배우로서 연기적인 욕심이 생겼다는 건가?
A. 그렇다. 화려한 명성이나 외관보다도 연기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배우는 수명이 길어 잘돼도 너무 들뜨지 말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아도 낙담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덕에 조금은 여유가 생긴 부분도 있다. 뭐든 열심히 해서 연기적으로 성장하고 싶다.
Q. 특별히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A. 밝은 작품도 좋지만 잔인하고 강렬한 악역을 한 번 해보고 싶다. 많이 접해보지 못한 만큼 캐릭터를 자기화하다 보면 연기의 폭이 넓어질 것 같다. 코미디나 액션, 판타지 등 가리지 않고 모든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지금의 내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결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갈증이 있다. 어둡고 우울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
Q. 끝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A. 아직도 정립해가는 과정이긴 하지만 한마디로 연기를 잘 하고 싶다. 나아가 연기를 하고 있을 때 내가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행복한 일을 계속 하다보면 ‘믿고 보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소망해본다.
Q. 마지막으로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 얻은 것은?
A. 사람, 그리고 성장이다. 좋은 사람들을 알게 돼 든든하다. 무엇보다 연기의 재미를, 호흡의 중요성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내게는 큰 선물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아주 조금이라도 ‘성장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것이 꿈이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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