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엠에스오토텍, 전기차 `新엔진` 달고 질주
입력 2019-08-29 17:31 
자동차 부품회사 엠에스오토텍이 지배구조 개편 이후 매출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몸값을 높여가고 있다. 엠에스오토텍은 자동차용 차체 부품 제조업체로 차량 뼈대를 구성하는 부품을 생산하는데,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3배 이상 올랐다. 글로벌 전기차 1위 테슬라 부품 공급 확대와 후년을 목표로 준비 중인 전기차 위탁생산 사업으로 추가 실적 도약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엠에스오토텍 주가는 6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0.16% 하락했지만 엠에스오토텍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02.6% 올랐다. 엠에스오토텍은 국내 증시 하락세가 두드러진 이달 들어서도 65.2% 올랐는데, 지난 21일에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500억원 남짓이던 엠에스오토텍 시가총액도 2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엠에스오토텍은 2009년 현대·기아차에 최초로 적용된 핫 스탬핑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핫 스탬핑 기술은 철판을 900도 이상 고온으로 가열해 프레스 성형을 한 뒤 급랭시키는 방식이다. 핫 스탬핑 기술을 이용하면 강판의 기존 두께를 유지하면서 강도는 2~3배 높이고, 무게는 15~25% 줄일 수 있다. 핫 스탬핑 기술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6년 8억9000만달러에서 2021년 18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핫 스탬핑 기술을 적용한 신차를 속속 출시하면서 엠에스오토텍의 매출 다변화도 시작됐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에 적용하는 부품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매출 기준 엠에스오토텍 주요 고객사는 현대·기아차(76%) 현대제철(15%) 등으로 현대차그룹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최근 테슬라가 주요 고객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과 흥국증권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 중 8% 수준이던 엠에스오토텍의 테슬라향 매출이 올해 18%, 내년 35% 선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2017년 170억원에 불과했던 테슬라 매출은 지난해 740억원으로 성장했는데, 올해는 2300억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상하이에 건설 중인 테슬라 공장이 올해 11월 본격 가동되면서 엠에스오토텍의 추가 수주가 예상되는 데다 테슬라 차기 전기차 '모델Y' 부품 공급 역시 유력한 상황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매출 다각화 효과는 2분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 판매량이 정체된 가운데 납품가격까지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양대 고객으로 떠오른 테슬라의 모델3 판매량 증가가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엠에스오토텍 2분기 매출액은 3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3%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233억원으로 작년 동기 88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진행한 지배구조 개선작업 역시 엠에스오토텍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엠에스오토텍 최대주주인 심원 산하 심원미국과 심원개발, 심원중국이 연결 대상 법인으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미국법인 매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중국법인 매출은 4분기부터 반영됐다. 미국법인 매출액은 2분기 기준 720억원, 중국법인은 60억원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엠에스오토텍 예상 매출액이 전년 대비 34.5% 성장한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119% 늘어난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광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엠에스오토텍 실적 개선은 수익성 좋은 테슬라향 매출 증가와 지배구조 변경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며 "내년부터는 테슬라 모델Y 출시 효과와 함께 상하이 공장 1기 가동 효과까지 더해져 테슬라향 매출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전기차 위탁생산 사업의 성패가 향후 엠에스오토텍 주가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 엠에스오토텍은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해 연간 5만대 규모 전기차를 위탁생산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올해 12월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1월 생산 개시를 추진하고 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엠에스오토텍은 2017년 337%였던 부채비율이 현재 558%까지 상승한 데다 군산에 2~3년간 추가로 설비투자 자금 200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위탁사업 매출 규모와 수익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금 조달과 재무건전성 유지가 향후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엠에스오토텍은 자산 재평가와 이익잉여금 활용 등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군산공장에 대한 자산 재평가 등을 토대로 부채비율을 대폭 낮춘다는 구상이다. 엠에스오토텍 관계자는 "군산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어 전략적투자자들과 생산 차종 등 프로젝트와 관련해 상세 내용을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며 "부채비율은 취득한 자산 재평가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가 부채에서 자본으로 전환되면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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