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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美경제에 고개드는 수요부족 문제
입력 2019-08-26 17:22  | 수정 2019-08-26 19:54
또다시 미국 경제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8월 중순 장·단기 금리 차가 역전된 영향이다. 이러한 현상이 불현듯 나타난 일은 아니다. 이미 올해 3월에도 미국 장·단기 금리 차가 역전된 바 있다. 차이라면 문제를 받아들이는 심각성에 있다. 직전 3월까지만 해도 저금리 시대에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경기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언급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8월 현재 정말로 미국 경제 문제가 상당한 것 아니냐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물음을 던져보자. 과연 미국 경제에 무엇이 문제일까?
발단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시행한 리쇼어링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은 기업 생산 시설을 자국으로 불러들였다. 그간 약화된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잃어버린 일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던 것이다. 해당 정책이 경기 회복 과정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은 물론이다. 반대급부도 나타났다. 미국 내 공급 시설이 늘어나자, 수요 대비 공급이 우위인 상태가 됐다. 이후 미국은 공급을 줄이는 것이 마땅했지만 전혀 다른 해결책을 내놨다. '수요 부족' 문제를 정책적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2012년 9월부터 이어진 QE3 정책이 이를 대변한다.
미국 경제의 수요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는 2017년부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 넘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첫 번째 방안은 전통적인 재정 정책이었다. 이례적으로 대통령 임기 초부터 재정 정책을 강도 높게 시행했던 것은 미국 내 수요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트럼프식 재정 정책은 이후 구축 효과가 발생하며 그 기능을 소진해 갔다.
그들이 제시한 두 번째 방안은 미국발 무역분쟁이었다. 교역 상대국과 조건을 조율함으로써 해외 수요를 이용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타국의 저항을 사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현재까지도 미국 경제는 수요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 그 결과 금융시장에서는 향후 성장성이 줄어든다는 판단 아래 미국 장기채 금리가 내려가고 있다.
고민은 미국 경제에서 수요 부족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최근 미국의 옛 경제 산업 투자지표는 추세적으로 내려가고 있다. 이는 시차를 두고 고용에 영향을 주게 된다. 투자가 줄어들면 신규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이후 소비가 흔들릴 여지가 있다. 이 같은 미국의 수요 부족 문제가 새로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앞으로는 미국이 또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미국이 자국 경제에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그간 한국 주식시장은 각종 악재로 하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미국을 위시한 해외발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에 한 차례 더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있다. 마치 지난해 하반기에 한국 주식시장이 미리 하락한 이후 미국 시장 또한 뒤늦게 내려오며 충격이 배가된 것과 같은 일이 재현될 수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주식전략파트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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