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교통 산업에 종사하는 남성은 다른 직업의 남성에 비해 백혈병 발생률이 1.8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연세대 의대 윤진하 교수팀이 2002∼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DB를 이용해 항공 교통 산업 종사자 연인원 5만9751명의 각종 암 발생률과 공무원·일반 직장인의 각종 암 발생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한국 국가 코호트 연구결과를 이용한 항공 교통산업 노동자의 암 발생률)는 직업건강분야 국제 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소개됐다.
항공 교통산업 종사 남성의 전체 암 발생률은 공무원의 2.3배, 다른 직종 직장인의 2.1배였다. 반대로 항공 교통산업 종사 여성의 암 발생률은 공무원이나 다른 직종 직장인의 절반 수준이었다. 항공 교통산업 종사 남성의 백혈병 발생 위험은 공무원의 1.9배, 다른 직종 직업인의 1.8배였다.
이는 항공 교통산업 종사자가 다양한 화학·물리적 위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인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제트 엔진 배출, 우주선, 조정실 기구에서 나오는 전자기장(EMFs), 자외선, 하루 신체리듬의 교란, 낮은 기압, 나쁜 공기 질, 담배 연기, 오존, 살충제, 휘발성 물질 등이 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된 요인"이라며 "특히 항공기에 탑승하는 승무원은 우주선, 교대근무로 인한 생체리듬 교란, 길고 불규칙적인 근무시간, 낮은 공기 질 등 건강에 해로운 상황에 노출되기 쉽다"고 밝혔다.
핀란드 항공기 근무자의 연간 방사능 피폭량이 3.1m㏜(밀리 시버트)라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팬 아메리칸 월드 에어웨이즈의 근로자는 다른 사람보다 방사능 피폭량이 2.5m㏜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추가적인 방사능 피폭이 항공교통 산업 종사자의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백혈병은 방사능 피폭과의 관련성이 널리 입증된 암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항공 교통사업 종사자는 다른 직종 직장인보다 백혈병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