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장사 상반기 영업이익 37% 급감
입력 2019-08-19 17:57  | 수정 2019-08-19 20:03
◆ 상반기 상장사 실적 분석 ◆
반도체 등 수출 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하면서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이 1년 새 37%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대기업들은 글로벌 무역전쟁과 인건비 부담이 집중돼 올 2분기 들어서는 중소기업보다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74곳(금융업 등 제외)을 대상으로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상장사 2분기 영업이익은 27조1706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2분기(43조4235억원)보다 3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5% 증가한 503조9955억원이었다.
올 2분기 순이익은 16조5809억원으로 47.6% 감소했다. 앞서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각각 36.88%, 38.75%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2분기 감소율이 더 가팔라졌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0.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37.1% 감소했다. 특히 배당과 투자 재원이 되는 기업 순이익은 올 상반기에 37조4879억원으로 1년 새 42.9% 급감했다. 이번 순이익 감소율은 상반기 기준으로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2011년 이후 최대 폭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삼성전자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기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올 2분기 기준 대기업 198곳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평균 5.5%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이 5%라는 것은 기업이 1000원어치를 팔아 50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나머지 중소기업(1251개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 5.6%보다 낮았다. 대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59개 그룹 계열 상장사로 한정했다.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2017년 2분기만 해도 9.2%에 달했다. 같은 시기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은 5.7%였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2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수익성이 악화했지만 대기업 수익성이 유독 큰 폭으로 악화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에다 정규직 전환, 고용 부담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대기업 수익성이 둔화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모함이 크면 유턴하기 힘든 것처럼 조직이 클수록 관행을 바꾸고 개선하는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드는데, 급격히 인건비가 늘어나고 비용이 증가하니 대처하기 어려운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익이 확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벤처와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코스닥 상장사들은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상반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감소했다.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909곳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89조544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9.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조7731억원으로 5.43% 늘었다. 그러나 순이익은 3조1791억원으로 12.18% 줄었다. 분석 대상 909곳 중 흑자 기업은 585곳(64.36%)이었고 적자 기업은 324곳(35.64%)이었다.
2분기만 보면 매출액은 46조7299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0.57% 늘고 영업이익은 2조6484억원으로 8.18% 증가했으나 역시 순이익은 1조5585억원으로 14.71% 감소했다.
[문일호 기자 / 유준호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