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기전자 `고전`…운수장비 `선방`
입력 2019-08-19 17:55  | 수정 2019-08-19 20:00
◆ 상반기 상장사 실적 분석 ◆
올해 2분기 코스피 상장사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간판 반도체 제조업체가 고전하면서 이익 감소 폭을 키웠다. 반도체 기업이 속한 전기전자 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급감한 가운데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운수장비 등 일부 업종은 선방해 눈길을 끈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올해 2분기 매출액은 503조99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조1706억원, 16조5809억원으로 37.43%, 47.57% 감소했다.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74곳(금융업 등 제외)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다.
특히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은 전기전자 업종 부진이 전체 상장사 실적을 끌어내렸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국내 투톱 반도체 제조업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상장사 가운데 순이익 규모가 5조1805억원으로 가장 큰 삼성전자도 전년 동기 대비 53.09% 감소했다. 순이익 규모 5위(5370억원)인 SK하이닉스는 감소 폭이 더 가파른 87.59%에 달했다. 업종 대장주 동반 부진에 전기전자 업종은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3.83% 감소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가격이 반 토막 나면서 반도체 업체 실적이 급감했다"며 "중국 수요 둔화로 수출이 8개월 연속 역성장한 것이 기업의 전반적인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통신업도 부진한 업종 가운데 하나였다. 통신업 전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57% 급감해 전기전자 업종 다음으로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SK텔레콤(-71.61%)이 가장 급격한 순이익 하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LG유플러스와 KT가 각각 28.1%, 27.65% 감소하면서 이통 3사가 모두 저조한 성과에 그쳤다. 통신업 실적 부진은 5G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네트워크 투자와 마케팅 강화로 인한 비용 급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그뿐만 아니라 5G 고객 유치를 위해 이통사들이 책정한 이례적인 공시지원금도 실적 하락에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차 실적 호전에 운수장비 업종은 전년 동기보다 44.63%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순이익 규모(9992억원)가 큰 현대차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17%, 23.26% 상승했다. 기아자동차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1.36%, 순이익이 52.27% 상승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운수장비 업종은 올 들어 원화값이 약세를 보이며 수출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올 2분기 순이익 적자 폭이 가장 큰 기업은 LG디스플레이다. 지난해 2분기에 3005억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도 5501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이번 2분기 상장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데 대해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직접적인 배경은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지만 부동산 경기 부진과 민간 소비도 지지부진했던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며 "수출과 내수 구분 없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결과"라고 평가했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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