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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영 넘어 MVP 후보? 그 존재감 확인하라 [류현진 미리보기]
입력 2019-08-17 12:02 
류현진이 애틀란타를 상대한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최근 류현진에게 좋은 기억이 많아던 팀이다. 지난해 디비전시리즈, 이번 시즌 홈경기에서 도합 1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죽하면 올스타 게임에서 만난 애틀란타 주전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은 "후반기 우리와 할 때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을까? 그러나 프리먼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류현진은 이번에도 애틀란타를 상대한다.
LA다저스(류현진) vs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마이크 폴터네비츠), 선트러스트파크, 애틀란타
8월 18일 오전 8시 20분(현지시간 8월 17일 오후 7시 20분)
현지 중계: 스포츠넷LA(다저스), FOX스포츠 사우스(애틀란타)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화끈했던 복귀전
목 통증을 이유로 한 차례 등판을 걸렀던 류현진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복귀전을 가졌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7이닝 5피안타 1볼넷(1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2승을 기록했다. 모든 것이 다 맞아 떨어진 그런 경기였다. 초반에 상대 타선을 묶은 사이 타자들이 초반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헛스윙은 6개밖에 없었지만, 체인지업으로 9개의 땅볼을 유도하며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 단 91개의 공으로 7이닝을 막았다.
류현진은 "전체적으로 잘됐다. 땅볼도 많이 나왔다. 구속은 최근 다른 등판만큼 나오지는 않았지만, 공의 각도는 괜찮았다"고 자평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압도적이라는 말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삼진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도 있지만, 효율적인 투구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도 있다. 오늘처럼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올 때는 범타를 유도하며 효율적인 타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그가 갖고 있는 야구 감각"이라며 류현진의 투구를 높이 칭찬했다.
평균자책점은 1.45로 낮아졌다. 지난 6월 23일(1.27)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이 수치를 유지하면 구단 기록을 세우게 된다.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해 구단 전설인 샌디 쿠팩스도 넘어서게 된다. 일각에서는 그의 투구 스타일을 이유로 이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정반대의 의견도 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만약 선수가 다른 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야구를 재정의하게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이번 시즌 타자들 중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는 이가 없는 가운데 다저스 투수 류현진이 있다"며 홈런의 시대 피홈런을 막고 있는(9이닝당 피홈런 0.6개)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넘어 MVP 후보로서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원정에서도 계속되는 상승세
다저스는 현재 마이애미-애틀란타로 이어지는 동부 원정 6연전을 소화중이다. 앞선 4경기는 3승 1패를 기록했다. 4경기에서 총 39점을 내며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날 애틀란타와 시리즈 첫 경기도 6회까지 2-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7회에만 홈런 두 개로 4점을 더하며 역전승했다. 다저스는 지난 12일 애리조나와 홈경기 이후 5경기에서 총 2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5경기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저스는 최근 두 경기 연속 선발이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득점 지원은 화끈해지만, 최근 2경기 선발 투수들은 자기 역할을 못했다. 16일 마이애미 원정에 선발로 나선 워커 뷸러는 4이닝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17일 애틀란타와 경기 선발로 나선 마에다 켄타는 4 2/3이닝 5피안타 4볼넷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2회에만 피안타 3개, 볼넷 3개를 허용하며 3실점한 것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7일 경기에서 애덤 콜라렉(1 1/3이닝), 훌리오 우리아스(3이닝)가 모두 긴 이닝을 소화해주며 불펜 소모를 줄였다는 것. 류현진이 이번 등판에서 평소처럼 많은 이닝(평균 6.6이닝)을 소화해준다면 그에게도, 팀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세 번째 방문
선트러스트파크 등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애틀란타의 이전 홈구장 터너필드에는 두 차례 등판했다. 신인 시절인 2013년 5월 18일 5이닝 5피안타 5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다섯 개의 볼네을 허용하며 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실점은 2실점으로 막았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며 승패없이 물러났다. 그 다음 등판은 2014년 8월 14일에 있었다. 5 2/3이닝 6피안타 2볼넷 7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6회 투구 도중 엉덩이 근육을 다치면서 내려와야했다. 이후 부상자 명단에 올라 17일을 쉬었다(당시에는 부상자 명단 최소 등재일이 15일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애틀란타를 상대로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 5월 8일 홈경기에서 9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두 번째 완봉승이었다. 5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으며 상대를 압도했던 그는 6회 타일러 플라워스에게 첫 안타를 내줬지만, 이후 찰리 컬버슨을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이후 피안타 3개를 더 허용했지만, 실점없이 막았다. 그에 앞서 지난 포스트시즌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다저스도 3승 1패로 이 시리즈를 이겼다.



동부 지구 1위
애틀란타는 17일 경기까지 72승 52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워싱턴 내셔널스와는 4.5게임차. 한마디로 절대 쉬운 팀이 아니다. 기록도 이를 증명해준다. 팀 OPS 0.801로 다저스(0.815)에 이어 내셔널리그 2위를 기록중이다. 좌완 투수 상대로도 강했다. 타율 0.265(내셔널리그 5위), OPS 0.803(3위)을 기록하고 있다.
아쿠냐 주니어는 경계대상 1호다. 사진=ⓒAFPBBNews = News1
17일 경기전까지 6경기에서 17타수 7안타 1홈런 6타점으로 활약중이던 엔더 인시아테는 17일 경기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아니더라도 강한 타자들은 얼마든지 있다. 조시 도널드슨(21타수 7안타), 프레디 프리먼(21타수 7안타),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25타수 7안타) 등이 최근 흐름이 좋았다. 아쿠냐 주니어는 최근 10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때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17일 경기에서도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애덤 듀발은 전날 마이너리그로 강등됐지만, 인시아테의 부상으로 다시 콜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이번 시즌 좌완을 상대로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오지 알비스(타율 0.402 OPS 1.124), 찰리 컬버슨(0.395, 1.060)도 경계해야 할 타자다. 특히 알비스와 아쿠냐 주니어는 좌완을 상대로 나란히 9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둘이 팀내 공동 1위다.
※ 류현진 vs 애틀란타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3타수 무피안타 1탈삼진
오지 알비스 4타수 1피안타
찰리 컬버슨 8타수 3피안타 1타점 1탈삼진
조시 도널드슨 4타수 1피안타 2탈삼진
타일러 플라워스 3타수 1피안타 2탈삼진
프레디 프리먼 10타수 4피안타 1타점 2볼넷 1탈삼진
아데이니 에채바리아 8타수 1피안타 1볼넷
엔더 인시아테 6타수 1피안타
브라이언 맥칸 2타수 1볼넷
폴터네비츠는 이번 시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강등, 그리고 복귀
상대 선발 마이크 폴터네비츠(27)는 지난해 디비저니리즈 1차전에서 류현진과 선발 대결을 했던 선수다. 그해 그는 31경기에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2.85의 성적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했다. 올해는 딴판이었다. 시작부터 꼬였다. 팔꿈치 웃자란 뼈로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했고 복귀 이후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37(59 1/3이닝 42자책)로 부진했다. 결국 지난 6월 24일 트리플A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강등 이후 6경기에서 33 2/3이닝 10자책의 성적을 기록했고, 지난 6일 콜업됐다. 콜업 이후 두 경기에서 11 1/3이닝을 던지며 7실점(평균자책점 5.56)을 기록했지만,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복귀 이후 슬라이더 비중을 41.35%까지 늘린 것이 눈에 띄어다. 이밖에 포심 패스트볼(24.04%), 싱커(22.60%)를 던지고 체인지업(8.17%)과 커브(3.85%)도 구사한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4~96마일 수준이다. 타석에서는 통산 타율 0.070을 기록중이다. 이번 시즌은 2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희생번트는 2개를 기록했다. 좋은 '9번 타자'는 아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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