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황교안 "경제·안보 무너뜨리고 `흔들수 없는 나라`…어불성설"
입력 2019-08-16 15:08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짐한다'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관련해 16일 "경제와 안보를 이렇게 무너뜨려 놓고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당 2020경제대전환위원회와 일본수출규제대책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한일 관계 대전환,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축사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우리를 협박하고 있는데 대통령, 청와대, 정부·여당 누구도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에 있는 어떤 나라 할 것 없이 사방에서 흔들어 대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허약한 나라가 되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어제도 대통령은 평화경제를 주장했다. 내용 없는 언어의 수사 아닌가 걱정된다"며 "'겁먹은 개'라는 조롱까지 당하면서도 왜 이렇게 굴종적인 모습을 보이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되려면 어떻게 돼야 하나. 경제적으로 부강해져야 하고 안보가 튼튼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다른 나라들이 감히 건드릴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는 마이너스를 넘어 추락 직전의 상황인데 대통령과 이 정권은 좌파 경제실험을 고집하고 있다"며 "이 정권의 무능한 외교, 자해 수준의 국방 해체로 안보도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한일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절연의 길로 가고 있다"며 "한일 관계 악화의 원인은 일본에 있지만, 현실과 미래를 보지 않는 이 정권의 감정적 대응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도쿄올림픽 보이콧 등의 극단적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며 "양국 관계를 파탄으로 몰아가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황 대표의 축사와 같은 맥락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이성적인 대응과 함께 한미일 삼각 공조체제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왔다. 중국 충칭(重慶)을 방문 중인 나경원 원내대표는 서면 축사를 통해 "북중러의 안보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소미아 파기는 한미일 공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안보 자해에 가깝다"고 밝혔다. 일본수출규제위의 정진석 위원장은 "전통적 한미일 삼각 협력체제가 상당히 훼손됐다"며 "지소미아 파기는 한일 간의 문제 아니라 한미일 삼각 협력체제에 큰 변화를 주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가세했다.
조태용 전 외교부 차관은 토론회 발제문에서 ▲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의 외교적 해법 마련 ▲ 대미 외교를 포함한 한국 외교 정비 ▲ 북핵과 안보 관점에서 지소미아 연장 등을 제안했다. 조 전 차관은 한일 갈등 현안을 중재위원회 및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다루자는 일본의 제안을 "새로운 갈등의 시작"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일본 국민을 향한 공공외교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이번 상황으로 대미외교가 부족했음이 드러났다"며 미국은 물론 러시아, 아세안 등 주요 국가들에 대한 외교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당은 문재인정부의 경제·안보 실정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해 지난 5월 진행했던 대규모 장외집회를 이르면 이달부터 재가동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전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정부의 문제점을 다시 되짚어내겠다는 의미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는 지지율이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해소하기 위해 보수 대통합과 경제 대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읽히기도 한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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