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독립운동가' 쓸쓸한 묘역…생전 집터는 '나홀로' 표시만
입력 2019-08-15 19:30  | 수정 2019-08-15 20:16
【 앵커멘트 】
우리나라 광복을 이끈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은 서울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잘 살펴보면 독립운동가들이 묻힌 묘역과 생전에 살았던 집터를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요?
정수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주택가 사이에 녹음이 짙은 동산.

1945년 해방 후 좌우합작을 위해 애쓴 '몽양' 여운형 선생이 잠든 곳입니다.

취객이 드나들고, 밤사이 무단 침입으로 사고가 나기도 하면서 묘역 문은 평상시에는 아예 닫아놨습니다.

이 묘역을 개인적으로 60년 넘게 돌봐온 류지현 씨는 올해 여든셋, 류 씨를 뒤이어 관리를 맡을 사람도 마땅치 않습니다.

▶ 인터뷰 : 류지현 / 63년째 묘역 관리
- "내가 그냥 하는 거지. 이제 나이가 들어서 못하고 아무래도…. 누가 오겠느냐고 여기를."

여운형 선생의 묘역 중 봉분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지만 이렇다할 보조금이나 지원금은 따로 없습니다.


심지어 묘역 뒷편에는 담장과 바로 맞닿은 곳에서 신축빌라 공사가 한창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의 옛 집터 관리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 스탠딩 : 정수정 / 기자 (서울 계동)
- "해방 이후 정국을 이끈 여운형 선생의 집이 있던 자리입니다. 표지석이 인도 한편, 주차금지 팻말 옆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로수 옆에 임시정부 당시 광복군 총사령관을 지낸 지청천 장군의 집터 역시 표시만 남아 있습니다.

표지석의 글씨도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윤빛나라 / 서울 수유동
- "잘 안 보여서 몰랐어요. 이런 게 있다는 걸 알면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갖고 볼 거 같거든요. 저조차도. 아쉬움이 커요."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더러워지면 닦기도 하고 행정체험단이라고 있거든요. 표지석이 길 도로변에 있다 보니까 관리는 최선을 다하지만…."

곳곳에 남아있는 독립운동가들의 흔적,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 없이는 후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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