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합] `혐한 논란` DHC, 韓법인이 대신 사과…여론은 `싸늘`
입력 2019-08-13 17:55 
[사진 출처 = DHC]

혐한 방송으로 물의를 빚은 일본의 화장품업체 DHC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과 주체가 DHC 본사가 아닌 100% 자회사 DHC코리아이고, 일본 홈페이지에는 사과문이 게재돼 있지 않아 반쪽짜리 사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DHC코리아는 13일 김무전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게재하고 "이번 'DHC 텔레비전' 관련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DHC코리아는 임직원 모두가 한국인이고, 저희도 여러분과 같은 감정으로 방송을 확인했다"며 "해당 방송 내용은 DHC코리아와 무관하게 본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채널로 저희는 이에 대해 어떤 참여도 하지 않고, 공유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발언을 포함한 'DHC텔레비전'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대해서 DHC 코리아는 동의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DHC텔레비전'과는 다른, 반대의 입장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방송을 중단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DHC코리아는 이번 사과문을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일본 DHC 온라인 홈페이지와 SNS에는 사과문이 게재돼 있지 않았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일본 본사가 한국 지사의 사과문 내용에 동의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의 경우 한국 운영주체인 에프알엘코리아가 낸 단독 사과문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자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재차 사과한 바 있다.
DHC코리아 계정과 달리 사과문이 게재돼있지 않은 DHC 일본 인스타그램 계정.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는 DHC는 국내에서 '클렌징오일'로 잘 알려진 브랜드다. DHC는 미국과 대만, 중국, 영국 등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2002년 'DHC코리아'를 설립하면서 진출했다.
그러나 최근 DHC의 자회사인 'DHC텔레비전'의 유튜브 정치 프로그램에서 극우 성향의 출연진들이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 "'조센징'들은 한문을 썼는데 한문을 문자화하지 못해서 일본에서 만든 교과서로 한글을 배포했다", "1951년부터 한국은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명)를 맘대로 자신의 것이라고 했다"는 등의 혐한 발언과 역사 왜곡을 서슴지않으면서 국내에서 불매운동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DHC코리아의 사과문으로 국내 여론이 잠재워질 지도 미지수다. 혐한 발언 이후 지난 11일 국내 헬스앤뷰티(H&B)스토어 랄라블라에서 DHC 제품 매출은 전주 동요일(8월4일)대비 4.9% 감소했다. 현재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롭스는 DHC 제품 발주를 중단하거나 제품을 소비자 주요 동선에서 뺀 상황이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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