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5년 만에 열린 DMZ…생태계 '보고'
입력 2008-11-15 04:36  | 수정 2008-11-15 04:36
【 앵커멘트 】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비무장지대 DMZ 생태조사가 진행됐습니다.
멸종위기종 1급으로 분류된 재두루미를 비롯해 55년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DMZ는 말 그대로 생태계의 보고였습니다.
이무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재두루미 3마리가 가을걷이가 끝난 논사이를 헤치며 먹이를 찾습니다.


멸종위기 1급으로 분류된 재두루미지만, 가까운 거리에 사람이 다가가도 그다지 놀라는 기색이 없습니다.

이곳은 민간인 통제구역을 지나 비무장지대, DMZ 내부.

제한적인 경작만 가능한 논입니다.

잠자는 곳과 먹이를 구하는 곳이 다른 두루미의 특성상 고왕산 초량계곡에 서식하며 먹이를 구하러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조삼래 / 공주대 교수 (조류전문)
- "가는 곳마다 두루미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면 철원에서 파주인근에 DMZ와 민통선에 골고루 두루미가 서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옛 이름 백학면.

흰 학이 많아서 생긴 백학면 이름에 걸맞게 고왕산 주변에서는 두루미 40여 마리가 이번 조사에서 발견됐습니다.

한국 전쟁 전 논으로 추정되는 사미천변은 이미 자연습지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어망을 쳐보니 민통선 부근에서 1급수에만 산다는 어름치도 잡혔습니다.

이처럼 휴전선 비무장지대는 55년 만에 그야말로 생태계의 보고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 인터뷰 : 김귀곤 / 합동조사단장 (서울대 교수)
- "조류 포유류 어류 곤충 등 200종이 넘는 생물상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중에 법정 보호종만 해도 50여 종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에 조사가 이뤄진 DMZ 서부지역은동부와 달리 동서로 긴 구릉지여서 '삵'이 발견된 것을 제외하면 포유류 서식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입니다.

조사단은 2010년까지 중부와 동부 등 DMZ 전역을 대상으로 생태계 보전대책 수립과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등을 위한 기초 자료를 수집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이무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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