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리뷰] 영화 ‘암전’ 비틀린 욕망이 자아내는 공포…어디까지가 꿈인가
입력 2019-08-13 11:39  | 수정 2019-08-14 10:07
이 영화는 공포 영화를 준비하던 신인 감독 미정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공포 영화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미정은 정식 데뷔를 앞두고, 새 시나리오를 쓰지 못해 독촉받는 신세다. 어느 날 미정은 친한 후배로부터 지나친 공포로 인해 상영이 금지됐다는 단편 영화에 대한 소문을 듣는다. 영화에 관해 수소문하며 관련 정보를 얻어낸 미정. 그러나 그 영화를 만든 감독 재현(진선규 분)으로부터 살고 싶으면 그 영화를 찾지 말라"는 경고를 듣는데…

영화 '암전' 서예지, 진선규 /사진=TCO(주)더콘텐츠온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영화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미정은 자신의 공포 영화를 완성할 수 있을까?

영화 <암전>의 여주인공 미정 역은 서예지가 맡았다. 그에 맞게 단발머리, 민낯 등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은 물론, 연기 톤도 많이 달라졌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힘없는 말투, 꿈에 대한 집착 등을 집중력 있게 연기한다. 귀신과 마주하는 장면에선 실제 구르고, 부딪혔다.




미정은 자신의 영화를 완성하려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현의 공포 영화가 가진 미스터리에 다가가면서 조우하게 되는 공포 이미지를 모두 사진으로 남겨두려 한다. 암전된 곳에서 플래시를 켜면서 극도의 두려움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지만, 기록 남기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결국 미정은 다른 이를 사지로 몰면서까지 셔터를 누른다. 상대의 고통을 자신의 꿈, 즉 영화에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셔터를 누룰수록 미정 본인 마저 큰 위험에 내몰리게 되는데, 그럼에도 그 과정을 멈추지 않는 미정이 어느 순간부터 이해되지 않는다. 성공에 대한 욕망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긴 부족하다.

영화 '암전' 스틸 이미지 /사진=TCO(주)더콘텐츠온

 

결국 미정의 성공에 대한 광기 어린 집착은 모두를 파국으로 몰고 간다. 우리 모두에게는 성공하려는 꿈이 있다. 꿈을 꿔본 사람이라면, 미정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전>은 일종의 경계선을 그어놓고 있다. 우리가 성공을 꿈꿀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가, 어디까지 달려야 하는가는 이 영화가 제시하는 메시지다.

 
이 영화는 신예 김진원 감독의 상업 데뷔작으로, 김 감독의 꿈이기도 하다. 영화 속 미정처럼 공포 영화를 향한 애정 하나만으로 감독을 꿈꿨다는 김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야망을 드러냈다.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배우에게서 몰입도 넘치는 연기력을 끌어냈다. 꿈을 찾아 헤매는 모습이라는 보편적 공감 요소도 잘 활용했다.

김진원 감독의 출사표를 ‘그리 무섭지는 않더라도 꽤 만족할만한 한국 여름 공포 영화를 찾는 분들에게 권한다. 8월 15일 개봉.러닝타임 86분. 15세 관람가




 

[MBN 온라인뉴스팀 원은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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