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제잔재` VS `고유명칭`…한일갈등에 영남 알프스 `천황산` 지명 논란
입력 2019-08-12 11:14  | 수정 2019-08-12 11:16

한일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여러산 중 '천황산(天皇山)'의 지명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경남 밀양시를 중심으로 천황산이 일제 잔재로 이번 한일 경제보복에 맞서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 반면 울산에서는 향토사학계를 중심으로 기존 천왕산이 대한제국이 들어서면서 천황산으로 불리며 현재 이르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천황산'은 영남 알프스 산군(山郡)에 속하는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과 경남 밀양시 단장면·산내면 경계에 있는 산이다. 두 지역에서는 지난 1995년, 2015년에 명칭 갈등이 발생했으나 또다시 4년만에 재점화 된 것이다. 과거 두차례 국가지명위원회에서는 모두 "천황산이 맞다"며 울산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이 가시화되면서 밀양에서 다시 명칭 개정 움직임이 나왔다. 최근 밀양시의회 장영우 의원이 '재악산 지명 복원, 밀양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공개발언을 하면서 불을 지폈다. 밀양에서는 조선총독부가 1919년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하나로 천황산으로 지명을 개악하고 현재까지 쓰고 있다며 천황산과 재약산을 하나의 산군으로 묶어 '재악산'으로, 재약산은 '수미봉(須彌峯)'으로 바꿔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밀양 지역단체들은 '재악산 산명 복원 범국민운동'을 추진해 현재 1200여명이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울산은 이미 과거 두차례나 국가지명위에서 결정된 사안으로 재론할 가치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울산 향토사학계는 1998년 울산향토사연구회 이유수 선생의 '천황산 일식명설의 고찰'을 내세운다. 조선조 영조 36년(1760년)에 제작된 여지도에 '천왕산'이란 이름이 기록돼 있고, 1897년 대한제국이 시작되면서 '천왕산'을 '천황산'이라고 고쳐 불렀다고 반박하고 있다. '천왕'은 민간신앙에 기초한 으뜸신으로 '천왕산'은 천왕이 하늘에서 내려와 계시는 산으로 우리 고유의 명칭으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밀양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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