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반도체부품 수출 보복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관측한다. 하지만 당장의 환차익을 노리고 투자하기 보단 자산분산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9월로 예정된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 현실화 여부와 8월 말 한국의 화이트리스크 제외 결정 등이 실행되기까지 현재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7월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 예금 잔액은 390억6677만 달러로 한달 새 15억4704만 달러(약 1조8760억원)정도 증가했다.
그럼, 달러 재테크는 어떻게 하고 투자 시 유의점은 뭘까.
일반 투자자가 달러에 투자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달러를 현금으로 사서 모으는 방법이다. 하지만 보관이 불편하고 환전 수수료도 부담스럽다. 이에 따라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 '외화통장' 활용이다.
외화통장은 환차익에 대해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다. 또 고객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유동적으로 입금하는 자유적립식 선택 시 유동적인 외화관리를 할 수도 있다.
외화통장에 적용하는 금리는 각국 금리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외화통장은 금리가 사실상 1% 초반대라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우나 외화통장을 인터넷뱅킹으로 이용 시 50% 이상의 환율 우대수수료를 받는다. 외화통장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등을 비롯한 주요 시중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다.
달러 투자는 관련 외화통장도 있지만 이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게 달러 펀드다.
대표적인 환노출형 펀드에는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삼성미국대표주식증권자투자신탁2(주식)A'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자투자신탁(UH)(대출채권)A' 등이 대표적인 상품들이다. 이들 펀드는 지난해 최고 수익률 11.28%, 최저 5.06%, 평균 수익률 7.19%를 기록했다.
물론 달러 펀드는 통장에 비해 투자 안정성은 떨어진다. 마이너스 수익률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펀드 상품 가운데 최근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는 상품중 하나가 환매조건부채권(RP) 이다. 이 상품은 증권사가 보유한 달러표시 유가증권을 일정기간 이후 다시 되사는 조건으로 판매한다. 위험성이 가장 낮은 초저위험 상품으로 안전하면서도 시중금리 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또 코스피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원화가 아닌 달러로 거래하는 '달러 ELS'도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서만 20가지 넘게 발행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아울러 달러선물의 방향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환율 향방을 예상하기 어렵다면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기타 파생결합사채(DLB)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은 아니지만 원금이 보장되는데다 환율이 상승하거나 하락할 경우 모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장기투자를 원하다면 보험사의 달러보험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달러보험은 외화로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도 외화로 받는 구조다. 금리 연동형 보험상품은 공시이율이 최소 2% 후반대라 외화통장 금리 1%대보다 높다. 다만 달러보험은 장기 투자상품으로 돈이 묶일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더구나 이들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가 이미 상당 부분 오른 만큼 단기적으로 환차익을 노리기 보다는 자산의 '리스크 헷징'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복수의 재테크 전문가들은 "1997~1998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교훈삼아, 단기 환차익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달러를 안전한 자산관리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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