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이드로젤` 줄기세포 주사…보호 효과로 재생치료 효율 극대화
입력 2019-08-11 17:16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개발한 3차원(3D) 하이드로젤 주사제재의 구조(왼쪽). 상온에서는 액체 상태였다가 체내(약 36.5도)에서는 젤 형태로 변해 줄기세포를 감싸기 때문에 손실을 막을 수 있고 생리활성물질로 조직 재생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조직 재생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주사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주사 횟수를 줄여 환자의 편의를 증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줄기세포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경제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수창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하이드로젤로 줄기세포를 잘 감싸 체내 주사 시 손실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3차원(3D) 구조의 줄기세포 주사제재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하이드로젤은 용매가 물이거나 물이 기본 성분으로 들어 있는 젤리 형태의 물질을 말한다. 연구 결과는 2편의 논문으로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각각 게재됐다.
줄기세포는 세포분열을 통한 증식, 분화 과정을 거쳐 자기 자신을 복제하거나 다른 종류의 세포를 계속 생산할 수 있다. 이 같은 특성 덕분에 줄기세포는 세포치료제의 주원료로 난치성, 퇴행성 질환이나 장기 재생 등 재생의료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줄기세포 주사는 체내에서 그대로 전신에 퍼지는 데다 그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해 원하는 부위에 대한 치료 효율이 떨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상온에서는 액체 상태였다가 체온에서는 빠르게 젤 형태로 변하는 특성을 갖는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줄기세포를 감싸는 주사제재를 개발했다. 이 주사제재는 줄기세포를 원하는 대로 분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생리활성물질도 간편히 넣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송 연구원은 "모듈 방식의 조립 완구인 '레고'와 유사한 방식으로 하이드로젤과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의 양과 비율을 손쉽게 조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이드로젤 줄기세포 주사제재를 활용한 줄기세포 주사는 줄기세포의 생존과 원하는 분화에 최적화된 생체 내 환경을 조성해 조직 재생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실제로 연구진은 쥐 실험을 통해 이 주사제재를 적용한 중간엽 줄기세포 주사로 손상된 뼈와 연골, 지방 조직을 목표한 대로 재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송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질환의 종류 또는 질병 부위의 크기에 따라 생리활성물질의 종류와 투여량에 변화를 줄 수 있어 환자 맞춤형 조직 재생치료가 가능하다"며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면역치료, 항암치료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