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생수 급감에…`109년 전통` 덕수고, 결국 경기상고에 통합
입력 2019-08-08 15:58 

109년의 전통을 지닌 서울 덕수상고(현 덕수고 특성화계열·성동구 소재)가 결국 폐지 수순을 밟으며 오는 2024년부터 경기상고로 통합된다. 특히 덕수상고의 통폐합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서울 특성화고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교육청 측은 "현재 상태로 특성화고들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덕수고 외에도) 다른 특성화고 간 추가 통폐합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8일 교육계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최근 '덕수고 이전·재배치 계획'을 확정하고, 특성화계열을 오는 2023년까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경기상고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이는 서울에서 특성화고 통폐합이 이뤄지는 첫 사례다. 덕수고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특성화계열과 인문계열이 한 학교에 있는 '종합고'다. 덕수고 인문계열은 오는 2021년 3월까지 송파구 위례신도시 내 거여고(가칭) 설립 예정지로 이전할 예정이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에 덕수고 통·폐합 계획을 발표하고, 시민들과 동문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친 바 있다. 당시엔 옛 덕수상고 동문을 중심으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학교를 없애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비난 목소리가 컸고, 특히 야구부 출신 동문들은 작년 연말 무렵 시교육청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덕수고는 금융권은 물론 관가에서 '고졸 신화'로 불리는 인사들을 대거 배출하는 등 지난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명문 상업고로 명맥을 이어왔던 학교다. 이 학교 출신으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비롯해 조재연 대법관, 진옥동 신한은행장, 야구선수 이용규·민병헌 등이 있다.

이런 명문고가 문을 닫는 결정적인 이유는 학생 모집난 때문이다. 현재 덕수고의 특성화계열 3학년은 196명이지만, 올해 입학한 1학년은 129명에 그친다.
향후엔 덕수고 뿐만 아니라 다른 특성화고도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 것이란 게 교육계 관측이다. 현재 서울 지역 특성화고 70곳 중 절반이 넘는 38개 학교(54.3%)가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미달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작년엔 44개 학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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