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전기획] 차가 우선인 보행자 우선 도로…6년째 시범운영만
입력 2019-08-05 19:30  | 수정 2019-08-05 20:57
【 앵커멘트 】
보행자 우선 도로라는 걸 아십니까?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 가운데 시민 안전을 위해 보행자 우선 도로를 만들었는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여전히 차 사이를 위험천만하게 다니고 있는데, MBN 안전기획 '여러분 동네는 안녕하십니까', 김지영 기자가 유명무실한 보행자 우선 도로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차에 가로막혀 길 한편에 서 있고, 어르신들 옆을 마을버스가 스치듯 지나갑니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만든 보행자 우선 도로지만 어디를 봐도 차가 우선입니다.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폭 10m 미만 이면도로 가운데 안전시설 설치와 속도제한, 주차금지 등을 적용한 보행자 우선 도로는 서울 시내 80여 곳에 이릅니다.

하지만 노란 실선에 녹색 바닥을 칠해 인도로 구분한 게 전부, 차도와 인도를 구분할 방호울타리 등 안전시설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지역 주민
- "선만 그려놨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고 펜스를 설치한다거나 해야 하는데 관리는 안 되고."

보행자 우선 도로라는 표지도 없고 홍보도 안 돼 있다 보니 정작 아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안혜자 / 서울 갈현동
- "안내표지나 문구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냥 다니는 거죠. '(아이에게) 옆으로 가, 차 온다, 뒤를 봐, 앞에 봐' 계속 얘기해야…."

제한속도도 있으나 마나 규정을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 인터뷰 : 운전자
- "(제한속도 표시를) 잘 못 봤어요. (보행자 우선 도로) 그런 건 잘 몰랐어요."

▶ 스탠딩 : 김지영 / 기자
- "사람들이 다녀야 할 길 가장자리에 이렇게 차들이 주차된 곳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보행자 우선 도로가 6년째 법적 근거 없이 시범운영만 되다 보니 규정을 위반해도 처벌은 없습니다.

▶ 인터뷰 : 조준한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사
- "보행자 안전에 대한 실효성이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고 운전자 책임을 보다 높이는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최근 5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8명은 이면도로에서 목숨을 잃은 만큼실질적인 보행자 안전 대책이 시급합니다.

MBN뉴스 김지영입니다. [gutjy@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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