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검은 월요일` 미중·한일 갈등에 코스피 1950선-코스닥 570선 붕괴
입력 2019-08-05 16:00 
[이미지 출처 = iStockphoto]

코스피가 한일 양국의 정치적 갈등이 경제 분야로까지 번지고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될 분위기에 2.5%대의 폭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바이오 거품 붕괴로 6%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1.15포인트(2.56%) 내린 1946.9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45.91포인트(7.46%%) 하락한 569.79에 마감됐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날 오후 2시 10분께 5분동안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트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는 지난 2016년 6월 29일의 1936.22 이후 3년 1개월만에, 코스닥은 지난 2015년 1월 8일의 566.43 이후 4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날 아시아 지역의 주요국 증시도 급락세를 보였다. 한국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벌인 일본의 니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366.87포인트(1.74%) 내린 2만720.29에, 토픽스지수는 25.58포인트(1.80%) 하락한 1505.88에 마감됐다. 홍콩항셍지수와 중국 상해종합지수도 각각 2.9%대와 1.4%대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오전부터 낙폭을 키워 갔다. 특히 장 초반 매수세를 보였던 개인은 오전에 매도세로 전환한 뒤 투매에 나서면서 외국인보다 더 많은 주식을 팔아 치웠다.
이날 증시 급락은 한일 경제 전쟁과 미중 무역 분쟁의 격화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지난 2일 각의에서 한국을 수출우대국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안건을 통과시키자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날 오후 긴급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일본의 조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일본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고 지난 3일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은 자국에서 열고 있는 아이치트리엔날레 전시에서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의 전시를 중단하고,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상식에서 벗어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다음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중국 측이 반발하면서 미중 무역 분쟁 격화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추가 관세를 실행에 옮길 경우 중국은 부득불 필요한 반격 조치를 할 것이며, 국가의 핵심이익과 인민의 근본이익을 결연히 지킬 것"이라면서 "일체의 결과는 모두 미국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합의 진전 상황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에 이날 위안화 환율은 11년만에 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7위안선을 돌파했다.
대외 악재가 중첩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이날 하루에만 17.3원(1.44%) 상승한 1215.3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코스피에서 주요 업종은 통신업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였다. 의약품이 8.8%의 폭락세를 보였으며, 종이·목재, 섬유·의복, 기계, 비금속광물, 건설업, 증권, 운수창고, 화학 등도 3~5%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416억원어치와 3143억원어치 주식을 팔았으며, 기관은 7348억원어치 주식을 샀다. 프로그램 매매는 868억원 매수 우위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기아차, 신한지주, SK텔레콤만 올랐다. 반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각각 11.01%와 7.18% 하락했으며, LG화학, POSCO, NAVER, 삼성전자 등도 2~5%가 빠졌다.
코스피에서 66개 종목이 올랐으며 816개 종목은 내렸다.
코스닥에서는 바이오 거품 붕괴가 시장을 혼돈에 빠뜨렸다.
시작은 신라젠이었다. 지난 2일 항암바이러스제제 펙사벡의 간암 대상 임상 3상을 조기에 종료하라는 미국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위원회(DMC)의 권고를 받았다고 공시한 뒤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바이오업종을 중심으로 낙폭을 키우며 지수가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72억원어치 주식을 팔았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2억원어치와 236억원어치 주식을 샀다. 시가총액 상위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9.50%), 헬릭스미스(17.36%), 휴젤(2.58%), 메디톡스(19.07%) 등 바이오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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