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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에 대한 신념”…‘의사요한’ 지성, 올바른 가치관 위해(종합)
입력 2019-08-05 15:40 
‘의사요한’ 지성 사진=SBS
배우 지성이 ‘뉴하트와 전혀 다른 모습의 의사를 선보였다. 지성은 ‘의사요한을 통해 죽음과 존엄사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강조한다.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 이대서울병원에서는 SBS 금토드라마 ‘의사요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배우 지성, 이세영, 이규형, 조수원 감독이 참석했다.

‘의사요한은 미스터리한 통증의 원인을 찾아가는 국내 최초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메디컬 드라마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4회까지 2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조수원 감독은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일하고 있느라 반응까지 살필 여유는 없지만 주인공들이 열심히 한 것만큼 시청자분들도 공감해주는 것 같다. 감사하다”며 현장에서 무언갈 만들어가려는 배우들의 태도도 좋다”고 높은 화제성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이세영은 많이 준비하려고 해도 항상 부족한 걸 느끼고 있다. 감독님, 선배님들과 연기하면서 재미도 하고 있고 끝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의사요한 이규형 사진=SBS
지성은 개인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건 진정성뿐이다. 연기를 잘하고 싶은데 솔직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자고 한다”라며 와닿는 장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장면도 있다. 그래서 난 매회마다 아쉽다. 모든 분이 심혈을 기울여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이들에게 피해만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MBC 드라마 ‘뉴하트에 이어 12년 만에 의학 드라마로 돌아왔다. 지성은 앞서 자신이 선천성 척추분리증(척추뼈 결손)을 앓고 있기 때문에 차요한 역할에 더욱 공감했다고 전했다.

지성은 나 같은 경우에는 선천성 척추 분리증 때문에 (실생활에)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럼에도 아무렇지 않게 이겨내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통증의학과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 차요한에 대한 마음을 잘 이해했다. 연기할 때는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무통증을 연기한다는 점에 대해 상당히 매력을 느꼈지만, 연기로 표현하기에 어려움을 느꼈다. 내가 차요한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어두워지지 않게끔 연기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세영은 강시영 역할로, 지성과 함께 호흡한다. 그는 지성에 대해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재미있게 연기하고 있다. 가볍지 않아서 무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지만, 현장은 즐겁다”고 전했다.

‘의사요한 이세영 사진=SBS
지성은 이세영에 대해 캐릭터 연구가 아역배우 출신답게 깊이도 있고 폭이 있더라. 가끔 얘기를 들으면 나보다 더 많이 알 때도 있더라. 우리가 의사라면 어떻게 힘이 될 수 있을까란 얘기를 하면서 눈시울이 불거진다. 연기의 맛을 새롭게 깨닫고 있다”고 덧붙여 현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의사요한은 존엄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존엄사는 임종 단계에 있는 환자가 생명을 연장하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자연적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지성은 안락사에 관련된 얘기를 다루지 않고 존엄사를 다룬다. 이 두 개가 다르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신념과 가치관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아직은 우리가 죽음에 대해 덜 준비된 상태이다. 대만 같은 경우에는 자리가 잘 마련이 돼 있었다. 죽음에 대해 긍정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삶과 죽음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올바른 생각을 심어줘야 하는 지 배우고 있다”라며 모두에게 정해진 건 한 번뿐인 인생이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필요한 게 무엇인지. 우리 나라는 호스피스 병동이 부족하다. 아프니 이런 자리가 얼마나 필요한지 알겠더라. 사회에서도 경감심을 일으켜서 죽음을 준비하고 존엄성을 부각시켰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면의료의 차이인 것 같다. 미리 싸인하고 담당의와 전문의 동의하에 하는 게 있다. 사실 보호자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치료법이다. 안락사는 직접 약물을 투여한다. 우리 드라마에서 안락사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지만 한 번쯤 생을 마감하면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의사요한 지성 사진=SBS
조수원 PD는 존엄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어떻게 좋은 건지 주장하기엔 많이 어리고 인간적 성숙미도 떨어진다. 이런 조율이 가장 어려웠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잘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성은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우리 아버지는 1년 반쯤 심장이 안 좋아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했는데 부정맥 때문에 계속 심장이 정지되더라. 그냥 식사하다가도 쓰러져서 심폐 소생술을 하고 화장실 가서 심폐 소생술을 했었다. 난 촬영하다가 늘 달려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 의학으로는 어떤 약을 써도 부정맥을 막을 수 없었다. 몇 개월 동안 이런 삶을 살다가 어느 날 의사 선생님이 이런 삶을 지속할 건지, 이식할 건지 선택하라고 하더라. 너무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물어봤다. 아버지가 ‘아들이 하라는 대로 할게하는데 내가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데도 자식으로서, 꺼져가는 불씨처럼 뭔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라며 이식을 결정했고, 수술하기 직전에 사망률이 80%가 넘는 상황이었다. 수술실 앞에서 ‘다음 생에는 내가 더 잘하겠다고 인사했다. 지금은 살아계신다. 몸이 편치는 않지만 생명을 이어가시고 자식과 손주를 볼 수 있다는 게 감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의사요한 지성 사진=SBS
지성은 모두가 다 똑같은 마음이고 그런 생각이 있어야 알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첫째가 엄마랑 손 붙잡고 할아버지랑 걷는 장면이 있다. 이 뒷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는데 지금은 배우로서 여러분 앞에서 말할 수 있고 감히 연기할 수 있고 가족들 있고,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가치를 차요한에 대입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규형은 이런 자리가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 드라마가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는 증거 같다. 계속해서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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