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방송금지로 더 화제 `그알` 고 김성재 편…靑 청원까지
입력 2019-08-05 15:38 
[사진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법원이 듀스 멤버인 고 김성재의 사망 사건을 다룬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의 방송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린 가운데,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하게 해주세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 청원은 5일 오후 3시를 기준으로 6만 50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특히 '그것이 알고싶다'를 연출하는 배정훈 PD가 개인 SNS에 "이번 방송 포기 안한다"라며 해당 국민청원 게시글 링크를 올리면서 방송금지 처분에 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청원자는 게시글에서 "지금 와서 누구를 처단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날의 진실을 국민은 알아야겠다"라며 "'그것이 알고싶다' 프로그램 방송금지를 철회해달라"고 강조했다. 고인의 동생 김성욱 씨도 자신의 SNS에 국민청원 게시글 URL을 올리며 청원 동참을 격려했다.
1990년대 인기 남성 듀오 그룹 듀스의 멤버였던 김성재는 1995년 11월 1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해 11월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고인의 팔에서 사망 3일 이내에 약물을 주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발견되고 시신에선 동물마취제인 졸레틸이 검출되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탔다. 당시 김성재의 여자친구로 알려진 A씨가 동물용 수면제를 구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A씨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했다. A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지만 1996년 11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성재 사망사고 의혹에 관한 방송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서울남부지법은 A씨의 인격과 명예에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A씨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피신청인(SBS)은 수사기관의 수사방식 개선이라는 기획 의도를 내세우고 있으나 이 사건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해 알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신청인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이 방송을 방영하려고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제작진은 "본 방송은 국민적 관심이 높았으나 많은 의혹이 규명되지 않은 채 방치돼온 미제사건에서,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 드러났다는 전문가들의 제보로 기획됐다"라고 설명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약 5개월간 김씨의 사망사건에 대한 취재와 자료 조사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 김상중은 방송금지 결정에 대해 "13년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당혹스럽다"라며 "제작진은 계속해서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누리꾼 B씨는 "방송을 통해 꼭 그날의 진실이 밝혀지길 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사교양프로그램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이번처럼 신청이 인용된 적은 드물다. 대부분 법원이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기각했기 때문이다. 1999년 5월 이재록 만민중앙교회 목사의 비리를 다룬 MBC 'PD수첩'의 경우 교회 측 방송금지 주장을 법원이 일부 인용함에 따라, 제작진은 이 목사의 성폭력 의혹 제기 부분을 편집해 방송한 바 있다. 이후 올해 1월 'PD수첩'은 20년 만에 만민중앙교회 목사를 둘러싼 의혹을 재보도해 화제를 모았다.
[디지털뉴스국 유정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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