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본 브랜드 아닌데"…불매운동에 속끓는 사장님들
입력 2019-08-05 15:12 
경기도에 위치한 한 양고기 전문점에 `일본 브랜드가 아니`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제공 = 신미진 기자]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실제 피해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다만 유니클로 등 일본 본사에서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곳과 달리 '일본식 음식점', 편의점 등 한국인이 운영하는 매장에서는 불매운동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일식당은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일본산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와 오마카세(일본식 코스요리) 등 최근 20~30대 젊은층에게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잡던 업종들도 인기가 시들해졌다.
서울 강남구에서 오마카세를 운영하는 A씨는 "8월까지 예약이 다 찼었다"며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예약취소는 물론 신규 예약손님 조차 찾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일식 브랜드 수는 2015년 89개에서 2019년 이달 기준 197개로 121%나 증가했다.
불매운동이 더욱 확대되자 일본식 외식업주들은 식당 문에 각자 안내문을 내걸고 적극 해명하고 있다. 경기도 한 북해도 양고기 전문점은 '한국인 지분 100% 소유의 매장입니다. 당분간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해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해당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일본 홋카이도 지방에서 시작된 음식이다. 매장 인테리어 역시 일본식으로 꾸며졌다. 다만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는 한국인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일본식 요리로 자칫 일본 불매운동에 휩싸일까 적극 대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편의점 GS25에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사진제공 = 신미진기자]
편의점도 일본산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이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탓에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지난 4일 가맹점주들에게 긴급 공지문을 보내고 "당사는 미국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설을 일축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롯데지주가 지분 79.66%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상 최상위에는 일본 기업인 '세븐앤아이홀딩스'가 있지만 브랜드 운영과는 관계가 없다는 게 코리아세븐 측의 설명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정확한 정보를 담은 본사의 공지를 원하는 가맹점주들이 있었다"며 "잘못된 정보로 점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GS25 점주는 매장 내에 '토종 우리 편의점 GS25' 문구를 붙여넣는 등 자발적으로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GS25는 1990년 LG25로 출발한 국내 독자 편의점 브랜드다. 편의점 B 관계자는 "오해를 풀기 위해 일본산 맥주 발주를 모두 중단하는 등 자발적으로 불매운동에 나서면 안 되겠냐는 가맹점주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의 경우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이 30%씩 떨어지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경우 당장이라도 문을 닫아야할 처지가 될 수 있다. 불매운동을 하더라도 운영 주체를 잘 파악해 억울한 사례가 없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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