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기업들이 요즘 해외부동산 열공하는 이유
입력 2019-08-05 10:43 
[사진출처 = 연합뉴스]

#경북 지역 자동차부품 수출업체 A사는 최근 주력 수출 국가인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부동산을 소위 '열공'하기 시작했다.
해당 국가의 부동산 가격과 소유 방식 등에 대해 연구하고 변호사나 현지 전문가 등과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에서 사업을 수년간 하다 보니 부동산 투자가 매력적인 걸 알게 됐고 국내보다 수익률이 좋은 상황이라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주변 국내 기업 중엔 베트남 등에 공장을 설립해 제조업을 하다가 현지 사정에 밝아지고 난 후 토지나 건물에 투자하는 회사들도 꽤 된다고 귀띔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국내 경제 상황으로 인해 해외 부동산을 찾아나서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제조·서비스업체들이 해외에 공장을 짓기 위한 것부터 단순한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것까지 목적은 다양하다.
2일 부동산업계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투자 및 컨설팅기업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이 미국과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해외 투자처 발굴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부동산 투자와 국가 경제성장률이 높아 높은 투자수익률이 기대되는 베트남·인도·캄보디아 등 동남아와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대한 투자 관심이 큰 편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저가 생활가전의 해외 위탁생산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 국가를 물색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전기 및 IT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 G사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위한 스터디가 한창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경기가 좋지 않아서 아주 높은 수익률은 못 보더라도 안정적인 투자처로 분류되는 미국 등 선진국형 부동산 투자에 대해 알아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산의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매물은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검토하고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임대관리업을 하고 있는 M사는 국내 투자보다 수익률이 높은 해외 투자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사옥을 짓고 임대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여윳돈을 해외에서 운용해볼 계획을 세우고 있다. M사 임원은 "리스크 분산을 위해 국내 투자를 늘리기보다 해외 부동산 발굴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며 "베트남 등 상대적 저평가 지역의 토지·빌딩 투자를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견 건설업체인 L사는 최근 우즈베키스탄 등 개발도상국 두세 곳에 직원들을 파견했다. 모두 현지 사업장이 있는 나라들인데 지금까진 빌딩, 인프라스트럭처 등을 건설해왔지만 앞으론 땅을 확보하고 장기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이처럼 해외 부동산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분위기지만 국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나 매물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란 게 공통적인 고민이다. 한 대기업 계열사 관계자는 "국내에선 신뢰할 수 있는 해외 부동산 투자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 법인 설립이 가능한지, 향후 수익을 얼마나 다시 가져갈 수 있는지 등 법적 부분부터 실무적인 부분까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인 만큼 좀 더 공인된 정보가 많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는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과 함께 오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룸 307호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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