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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보복 `藥` 될수도…LG화학·SKC·효성소재 수혜
입력 2019-08-04 17:48  | 수정 2019-08-04 21:28
일본이 수출 규제의 강도를 올리더라도 국내 석유화학 섹터는 큰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 비중이 큰 제품 중 대체가 어렵지 않은 제품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공급 안정을 위해 국내 화학 업체 소재 사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4일 키움증권은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가 LG화학과 SKC, 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 등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화학 업체가 비중을 키울 기회라고 밝혔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부품의 경우도 일본 수입 비중이 컸으나 동일본 지진 이후 자동차 업체의 국내 공급사 확대 등 빠른 대처로 대일본 수입액이 반 토막 났다"며 "수요처에서 공급 안정성에 대한 인식 변화가 나타나며 국내 화학 업체의 소재 사용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또 "일본 수출 규제가 확대될 경우 LG화학이나 SKC, 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 등 국내 하이브리드 화학 업체의 수혜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학 제품 가운데 전체 수입 규모가 크며 일본 의존도도 큰 제품으로는 톨루엔과 자일렌, TAC필름 등이 꼽힌다. 그러나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에 이 제품들이 들어가더라도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합작사에 투입되는 물량이 적지 않으며, LG화학은 TAC를 대체할 수 있는 아크릴필름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PI필름 역시 지난해 전체 수입액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한다. 하지만 SKC코오롱PI의 증설 등으로 전체 수입액 규모가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도 시장 진출에 나서며 수입 물량 대체에 큰 어려움은 생기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제조 기업은 이번 제재 조치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소재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터리 생산공장이 유럽과 미국, 중국 등으로 분산돼 있어 피해는 줄어들 전망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전자소재를 감싸는 파우치 필름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배터리 생산이 일부 감소할 수 있다"며 "다만 국가와 기업별로 배터리 소재 다변화가 이미 진행됐고, 기술적으로도 일본에만 의존하는 소재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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