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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태원, 베트남 이어 中으로…亞성장기업 투자 드라이브
입력 2019-08-01 18:01  | 수정 2019-11-14 18:22
◆ 레이더 M ◆
SK그룹은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지역에서 우량 기업 발굴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에 설립한 지주회사를 통해, 베트남에선 현지 대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개척해 왔다. 인수·합병(M&A) 시장 관계자들은 SK그룹이 투자 지역과 대상을 계속해서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SK는 그룹 내 중국 부문을 컨트롤할 지주회사 'SK차이나'를 출범시켰다. 이후 부동산과 신에너지, 렌터카 시장 등에 진출하며 영토 확장을 시도해왔다.
본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2017년으로 평가된다. SK그룹은 현지 투자은행(IB) 전문가 '제리 우'를 지주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그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해외 통상 분야를 맡았으며 중국 골드만삭스에서도 근무했다. SK(주)와 SK이노베이션은 SK차이나에 7000억원 규모의 출자를 단행하며 중국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에는 중국 1위 컴퓨터 제조사 레노버의 모회사 레전드홀딩스(Legend Holdings)와 인연을 맺었다. 레전드홀딩스에서 투자 업무를 맡고 있는 '레전드캐피털'이 조성한 6억달러(약 7100억원) 규모 펀드에 약 3000억원을 출자한 것이다. 이번에 지분을 투자하기로 한 '조이비오(Joyvio)그룹'도 레전드홀딩스의 그룹사 중 하나다. 레전드홀딩스와의 전략적 제휴가 중국 시장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는 데 보탬이 된 것이다.

SK는 베트남 시장에선 이미 굵직한 해외 투자자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9월 민영 기업 2위인 마산(Masan)그룹과 손잡은 데 이어, 올 3월에는 민영 기업 1위 빈(Vin)그룹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시장에 추가 출자를 검토 중이어서, SK의 현지 기업 포트폴리오는 한층 다양해질 전망이다. 'SK동남아투자회사(SK South East Asia Investment)'가 그룹에서 동남아시아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17년과 지난해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연이어 만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SK그룹의 베트남 투자는 현재까지 '대박'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SK동남아투자회사가 지난해 투자한 마산그룹의 작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50% 이상 급성장한 1억4300만동(약 1700억원) 수준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SK그룹은 중국, 베트남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률이 높은 국가들과 폭넓게 접촉하고 있다"며 "대기업 중 외국계 IB와 가장 많이 협업을 하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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