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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게로의 악송구, 한순간에 끝난 박빙의 승부
입력 2019-07-31 21:57  | 수정 2019-08-01 14:10
LG 페게로가 31일 프로야구 KBO리그 잠실 키움전에서 7회초 무사 만루서 치명적인 송구 실책을 기록했다. 0-0 균형이 깨졌고 LG는 대량 실점을 했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팽팽한 균형이 급격히 한쪽으로 쏠린 건 한순간이었다.
7월의 마지막 날, LG에겐 불운이 겹쳤다. 이적생 송은범은 타구에 맞아 교체됐으며, 키움의 내야 타구는 아슬아슬하게 세이프가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스코어는 0-0이었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7회말 무사 만루서 대타 이지영의 타구는 짧았다. 전진 수비하던 1루수 페게로가 포구했다. 페게로는 1루가 아니라 홈을 택했다.
아웃 가능성은 희박했다. 게다가 몸을 돌리며 던진 공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야수 선택에 실책까지. 그사이 키움은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류제국(6이닝 2피안타 2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과 김선기(6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치열하던 경기는 페게로의 송구 방향만큼 엉뚱하게 전개됐다.
흐름을 탄 키움이 LG 불펜을 흔들었다. 진해수, 문광은은 거센 공세를 막지 못했다. 30일 경기에서 철벽을 과시한 키움 불펜과 대조적이었다. 키움은 이정후의 희생타, 김하성의 안타, 박병호의 볼넷 뒤 송성문의 3루타로 6-0까지 달아났다.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게다가 LG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하늘에서 폭우까지 쏟아져 경기가 20분 넘게 중단됐다. LG의 수비 시간은 참 길었다.

LG 새 외국인타자 페게로는 ‘민폐였다. 힘이 장사라더니 장타는 터지지 않고 있다. 페게로의 타구는 외야까지 날아갔으나 모두 좌익수 박정음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마지막 타석(9회말)에서 5경기 연속 안타를 쳤으나 0-8로 뒤진 상황이었다.
LG 공격 흐름도 다 끊었다. 김현수가 출루해도 곧바로 페게로가 아웃됐다. 특히 3회말 2사 1,2루 기회마저 살리지 못했다. 페게로의 득점권 타율은 0.000이다. 7타수 무안타 2볼넷 4삼진.
류제국이 등판한 경기마다 LG 타선은 화력을 잃었다. LG는 이날 3번 김현수(2안타 1볼넷)와 6번 박용택(3안타), 둘만 야구를 했다. 1점도 지원받지 못한 류제국은 평균자책점을 2.61로 낮춘 것에 만족해야 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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