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반도체 위기대응, 삼성 `유지`·SK `감산` 택한 까닭은?
입력 2019-07-31 17:48  | 수정 2019-07-31 18:19
[사진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다만 양사의 대응은 달랐다. 삼성전자는 탄력적으로 운영하되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SK하이닉스는 생산과 투자를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31일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반도체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조900억원,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8.8%, 70.7%씩 감소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매출 6조4522억원, 영업이익 637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89% 줄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한 마디로 최악의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회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하락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데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까지 겹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유지'와 '감산'이라는 서로 다른 대응방안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분간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황 부진과 시장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시점에서 나온 결정이다. 메모리 생산 감축설에 대해 "반도체 생산라인은 수요변동 상황에 따라 탄력적 운영할 계획"이라며 "현재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소문을 일축했다. 또한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 전망과 관련해서는 "점점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얼마나 빨리 줄어들지에 대해서는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있어서 전망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D램은 데이터센터 고객의 구매 재개와 스마트폰 고용량화 추세로 재고 회전율은 감소했다"며 "낸드플래시는 재고가 크게 감소하기 시작했고 3분기에는 적정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내년도 구체적인 설비투자 계획은 미정이나 중국 시안 공장은 올해 말, 국내 평택 공장은 내년 내 완공될 전망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생산 및 투자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감산이다.
D램은 생산 캐파를 4분기부터 줄인다.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D램 캐파는 지속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것이라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생산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메모리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응이 엇갈린 이유는 하반기 바라보는 시장전망의 차이에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이후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메모리 시장 수요가 증가해 당초 예상을 상회하는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며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수요 진작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SK하이닉는 불확실성이 커져 고객 수요가 기대보다 늘지 않고 있다며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관계자는 "D램과 낸드 비중 등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른 만큼 수급전망에 대해 삼성전자와 다른 보수적인 전망이 나왔다"며 "향후 수요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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