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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칼라일 참전…웅진코웨이 매각 6파전
입력 2019-07-31 17:38  | 수정 2019-07-31 21:15
거래대금이 2조원에 육박하는 렌탈기업 1위 웅진코웨이 매각전에 SK그룹과 칼라일그룹을 비롯한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 6곳이 참여했다. 웅진코웨이는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수익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매물로 올 하반기 가장 뜨거운 인수·합병(M&A) 대어 중 하나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매각주간사 한국투자증권이 이날 오후 3시 마감한 웅진코웨이 매각 예비입찰에 SK그룹, 중국 하이얼과 글로벌 PEF 등 6곳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웅진그룹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와 경영권이다. 매각대금은 2조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다. 매각 측은 한 달가량의 실사 작업을 거쳐 오는 9월께 본입찰을 실시한 뒤 연내 매각을 마무리 짓겠다는 복안이다. IB 관계자는 "웅진코웨이의 뛰어난 현금 창출력과 성장성 등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며 "렌탈과 관련한 강력한 영업망 역시 타사가 따라올 수 없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올해 3월 약 2조원을 투입해 코웨이 매각 6년 만에 이를 되찾았다. 그러나 과도한 차입에 따른 그룹 부담감 때문에 인수 3개월 만에 재매각을 결정했다. 웅진은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융 중 5000억원을 전환사채(CB)로 조달할 방침이었다. 문제는 CB에 대한 담보가 전혀 없고, 웅진그룹 내 태양광 기업인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 그룹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복합적인 자금난 우려로 CB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웅진그룹이 재매각에 나선 이유다.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전에서 지원사격에 나섰던 한국투자증권은 이번에는 매각 도우미를 자처했다.
이날 웅진코웨이 주가는 전날 대비 2.32% 오른 8만3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매출 7555억원, 영업이익 13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데다 매각 기대감도 반영된 모습이다. 웅진그룹 인수 후보군으로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SK그룹과 칼라일그룹을 비롯한 글로벌 PEF 운용사가 꼽힌다. SK그룹은 렌탈 기업인 SK매직을 보유하고 있다. 가전 주방용품 렌탈에 강점이 있는 SK매직과 정수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분야 등에서 강점을 지닌 웅진코웨이 간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코디로 대표되는 웅진코웨이의 방문판매 플랫폼은 웅진코웨이가 보유한 숨은 강점이다.
IB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외부인의 가정 방문을 꺼리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며 "고객과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코디는 최고의 렌탈 상담원으로 다양한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집 안에 외부인을 쉽게 들이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에서 장기간 쌓아온 신뢰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특히 무엇이든 빌려 쓴다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보편화됨에 따라 추가 성장성도 얼마든지 노려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PEF 운용사 역시 웅진코웨이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최근 분기·반기·연간 최대 실적을 잇달아 갈아치우며 높은 이익 창출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2015년 2조3000억여 원이었던 매출은 매년 상승을 거듭하면서 지난해 2조700억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633억원에서 5198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은 19.2%로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 올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에서 분기 신기록을 달성했다. 웅진코웨이는 2분기 매출액 7555억원, 영업이익 1382억원, 당기순이익 10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올랐고, 영업이익은 6.9%, 당기순이익은 12.3% 증가했다.
2분기 실적 호조로 웅진코웨이는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도 각각 1조4647억원, 2734억원, 2023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웅진코웨이는 호실적 배경으로 △국내외 렌탈 판매 역대 최대 달성 △해외 사업 고성장 지속 △제품 해약률에 대한 깐깐한 관리 등을 꼽았다. 웅진코웨이 측은 "국내 실적 호조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주요 제품군과 함께 의류청정기 전기레인지 등 새로운 렌탈 제품군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렌탈 계정의 지속적인 증가세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한우람 기자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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