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25일(16:5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탄탄한 신용등급을 갖춘 회사들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한진, 대한항공 등 '비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회사들이 발행에 나선 회사채가 수요 예측에서 '미달'이 나면서 회사채 발행 시장 열기가 식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우량한 신용등급을 보유한 회사에게는 최근 '악재'가 전이되지 않는 모양새다.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진행된 신세계센트럴시티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는 9300억원 규모의 주문이 몰렸다. 이날 주문에서 500억원 규모 발행 예정인 3년물과 1000억원 규모 발행 예정인 5년물에 각각 3800억원, 5500억원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흥행에 힘입어 신세계센트럴시티는 당초 1500억원으로 책정한 발행 규모를 2500억원으로 늘렸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주간을 맡았다.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용등급은 10단계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상위 네 번째인 'AA-/안정적'이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호남선 부지를 운영하는 신세계센트럴시티는 매년 안정적인 부동산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경기 변동에도 꾸준한 부동산 임대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 신용등급에 반영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세아베스틸 역시 2017년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회사채 발행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24일 진행된 세아베스틸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600억원 규모의 주문을 확보했다. 세아베스틸 만기 구조는 3년물 600억원, 5년물 600억원, 7년물 300억원이다.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4000억원, 1100억원 주문이 몰렸고 7년물에도 500억원 규모의 주문이 들어왔다.
세아베스틸은 당초 15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흥행에 성공하면서 발행규모를 2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발행금리 역시 모든 구간에서 최초 제시 금리보다 낮게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세아베스틸은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A+/안정적'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특수강 등 주력 제품의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한진, 대한항공 등 신용등급 'BBB급'에서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미달이 발생하면서 IB업계 일각에서는 'A급'으로 이 같은 투자 심리 위축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성장률 하락, 기업 실적 악화 등 내부적 악재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 등 외부적 갈등까지 더해지며 불확실성이 커진 와중에 금리마저 낮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진, 대한항공 미매각 이후 진행된 'A급' 회사채 발행에서 세아베스틸이 흥행에 성공했고 대신에프앤아이(A/안정적)도 발행 규모를 800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늘리는 등 'A급'에서의 흥행이 계속되고 있다. 덕분에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를 한결 덜어내는 모양새다.
IB업계에서는 'BBB급'과 같은 비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회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금리가 점차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을 안고 들어가는 'BBB급'의 금리가 너무 낮게 느껴졌다. 금리가 올라가면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라며 "금리는 낮지만 장기간 안정적인 우량한 신용등급을 보유한 회사채부터 리스크를 짊어지는 높은 금리의 회사채까지 투자자들에게 상품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