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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분 뛴다더니…벤치만 지킨 호날두 ‘계약 위반’ [팀K리그-유벤투스]
입력 2019-07-26 22:44  | 수정 2019-07-27 03:33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 선발 제외됐다. 팬의 환호에 손 인사를 하는 호날두. 사진(서울 상암)=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상암) 이상철 기자
대회 주최 측의 주장이 사실이면 계약 위반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는 뛰지 않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피치에 서 있던 게 아니라 벤치에 앉아 있었다. 90분 내내.
호날두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 결장했다. 동료들과 같이 경기장을 찾았으나 그는 나가지 않았다.
말이 많고 탈이 많았던 이벤트 매치다. 경기 당일 입국한 데다 경기장 도착도 지각이었다. 그사이 팬 미팅은 축소됐다. 팬 사인회에 호날두는 빠졌다. 기상 악화로 중국에서 출국이 지연된 데다 무리하고 미숙한 운영이 문제였다.
킥오프는 50분이나 늦었다. 그러나 ‘환불을 요구하며 자리를 떠나는 축구팬은 없었다. 그들은 기꺼이 시간을 더 쓰며 기다렸다. 호날두와 유벤투스를 보기 위해서다.
호날두가 선발 출전 명단에 제외됐으나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호날두는 방한 전 21일 토트넘 홋스퍼전 63분, 24일 인터 밀란전 90분을 소화했다.
출전시간 제한은 예상된 그림이었다. 그리고 주최 측은 호날두가 45분 이상 뛰는 것으로 계약돼 있다”라고 언급했다. 다들 호날두가 후반 시작과 함께 조커로 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경기 전은 물론 하프타임에도 몸을 풀지 않았다. 유벤투스 선수들이 터치라인 밖에서 몸을 풀며 경기를 뛸 준비를 했으나 호날두는 열외였다. 벤치에만 덩그러니 앉았다.

호날두를 향한 환호는 곧 야유로 바뀌었다. 후반 25분 이후부터는 관중이 다 같이 호날두의 이름을 외쳤다. 팀이 뒤진 상황에서 투입하라는 메시지였다.
그렇지만 호날두는 꿋꿋했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또한 호날두의 교체 출전에 뜻이 없어 보였다. 호날두의 45분이 후반 45분을 가리킨 것이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허탕을 친 건 결국 값비싼 돈을 지급하고 귀중한 시간을 내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이었다. 유벤투스가 보고 싶었으나 그들이 보고 싶었던 건 호날두가 뛰는 유벤투스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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