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판커지는 TDF시장…설정액 2조원 돌파
입력 2019-07-25 17:57  | 수정 2019-07-25 19:56
공모펀드 시장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 설정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1·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면서 시장이 커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전체 TDF 설정액은 2조60억원으로 출시 이후 처음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설정액 규모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47.9% 늘어난 것이다. TDF는 투자자 은퇴 시점과 생애 주기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절하면서 운용하는 상품으로 글로벌 자산배분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TDF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집계됐다. 본래 TDF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4일 업계에서 처음으로 7000억원을 돌파하며 1위로 올라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설정액은 연초 이후 약 3300억원 늘어나 주요 운용사 가운데 설정액 증가폭이 가장 컸다.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 부문장은 "미래에셋TDF는 상장지수펀드를 이용한 자산배분 TDF와 수익 관점에서 차별화된 전략배분 TDF 두 가지"라며 "전략배분 TDF는 미래에셋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독자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해외에 위탁해 운용하는 다른 TDF와 차별화되고, 성과가 우수해 자금몰이 주역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날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설정액은 7069억원, 삼성자산운용은 7066억원으로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순자산가치 기준으로는 삼성이 8375억원으로 여전히 1위다. 이외에 한국투자신탁운용 2566억원, KB자산운용 1364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608억원 등으로 업계 3~5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TDF 시장 규모가 증가한 것은 업계 선두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설정액 증가 영향도 있지만 교보악사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등 신규 사업자가 잇달아 유입됐기 때문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 5~6월 TDF를 출시했다.

TDF는 노후자금이 적립식으로 꾸준히 들어오기 때문에 공모펀드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생애 주기에 따른 글로벌 분산투자라는 TDF의 장점과 연금관리에 대한 투자자 관심 증가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미국은 퇴직연금(401K)에서 디폴트 옵션의 대표적인 상품으로 TDF가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디폴트 옵션 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면 TDF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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