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증권주와 배당주가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반면 은행과 보험주는 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고난의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종은 최근 1개월 기준 컨센서스 변동률이 18.93%로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된 업종 가운데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인 것은 증권업종이 유일하다.
앞서 한국은행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인하했다. 시장에서는 7월보다 8월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으나 경제지표 부진, 미중 무역협상 난항 등 대외변수를 고려해 한은이 선제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증권주에 호재로 여겨진다. 기준금리가 하락할 경우 주식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거래대금 증가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제 증권업의 최대 수익원은 순수수료이익이 아니라 이자손익"이라며 "자본 증가와 IB 강화로 이자부자산이 지속 성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증시 부양, 신용공여 잔고 증가, 부동산 시장 회복이 나타난다"며 "이로 인해 증권업에서는 이자손익,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 기타손익이 개선되면서 순수수료이익의 부진을 뛰어 넘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증권업종과 함께 저금리 환경을 감안해 고배당 종목을 추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순이익 전망치의 1개월 변화율이 개선되고, 최근 3년 평균 배당수익률이 1.5%를 웃도는 종목으로 SK하이닉스, LG화학, 현대모비스, 엔씨소프트, GS, 삼성증권, 제일기획, 에스에프에이, 휴켐스, 테스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리딩투자증권은 지난 2016~2018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대적으로 높으면서 이익 전망 기조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종목군을 추천했다. 이에 따라 휠라코리아, 에프엔에프, 휴켐스, 대한해운, SK D&D, 동원산업, 쌍용양회, 포스코케미칼 등을 거론했다.
반면 금리 인하로 이자 마진이 낮아지면서 은행, 보험주에는 고난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금리가 하락할 경우 여신과 수신 간의 금리 하락 속도에 시차가 발생해 순이자 스프레드가 일시적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금융업, 그 중에서도 여수신업(은행,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에 불리한 업황이다.
특히 금리고정형 부채의 비중이 높고, 평균 부담금리가 높은 생명보험사의 주가 반등은 요원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성용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9일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357%로 전일 대비 2.6bp 하락했다. 기준금리 1.50% 대비 14.3bp 낮은 수치로, 시장 컨센서스처럼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일부 반영돼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보험사에서 단기적으로 평가익이 발생한 채권을 매도하며 대응해갈 수 있겠지만, 현 수준의 금리가 장기화되거나 추가적인 시장금리 하락이 있을 경우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