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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또?…2016시즌부터 실종된 삼성 ‘10승 外人투수’
입력 2019-07-24 09:52 
삼성은 22일 헤일리를 방출했다. 삼성은 5승을 거둔 헤일리가 방출되면서 올해도 10승 외국인투수를 보기 힘들어졌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동형 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도 10승 외국인투수를 못 볼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은 22일 저스틴 헤일리를 방출했다. 대체투수를 영입하는 대신 타자를 데려올 것이 유력하다. 잔여시즌은 국내 투수가 헤일리의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5승(8패)을 기록한 헤일리가 나가면서 삼성은 올 시즌도 10승 외국인투수를 배출하지 못할 것이 유력해졌다. 다른 외국인투수 덱 맥과이어는 지난 4월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역대 14번째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했지만, 3승(7패)에 그치고 있다.
이는 올 시즌도 삼성이 외국인투수 농사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삼성은 39승 1무 54패, 승률 0.419로 7위에 머물러 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NC다이노스에 8경기 차로 뒤져있다. 가정법이긴 하지만 외국인투수의 성적이 흉작이 아니었다면 더 높은 순위를 찍었을 가능성이 크다. KBO리그에서는 외국인투수 비중이 높다. 외국인투수 성적이 팀 성적과 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투수진이 상대적으로 두텁지 못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2015년 알프레도 피가로가 13승(7패), 타일러 클로이드가 11승(11패)으로 두 외국인투수가 동반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이후 4시즌째 10승 이상 외국인투수를 못 보고 있다. 공교롭게도 삼성이 가을야구를 못 가기 시작한 2016시즌부터 삼성 소속 외국인투수가 10승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다.
이 기간 10승 외국인투수를 못 배출한 팀은 삼성과 함께 kt위즈 뿐이다. kt는 2015년 크리스 옥스프링이 기록한 12승이 역대 구단 국내 및 외국인 선수의 유일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다. 2018시즌 뛴 더스틴 니퍼트와 2017-18년에 활약한 라이언 피어밴드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kt에선 승운이 따르지 않아 8승이 최다승이다. 다른 팀보다 외국인투수의 덕을 못 본 kt는 포스트시즌에 단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반면, 올해 kt는 외국인투수 덕을 보고 있다. 라울 알칸타라와 윌리엄 쿠에바스가 전반기에 모두 8승을 기록하며 10승 고지 점령이 유력하다. 덕분에 NC와 5강 싸움을 하고 있다. kt는 NC에 1.5경기 차 뒤진 6위를 달리고 있다.

어쨌든 이 추세대로면 2016시즌 이후 삼성만 유일하게 외국인 10승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팀으로 남게 된다. 타 구단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10승 외인투수는 삼성에선 보기 정말 힘들다.
지난 시즌 삼성 외국인투수 팀 아델만은 8승(12패), 리살베르토 보니야는 7승(10패)에 그쳤다. 그것이 최근 4년 중 가장 나은 시즌이라는 게 문제다. 2017년은 그보다 더 심각했다. 재크 패트릭은 3승(10패), 앤서니 레나도는 2승(3패)만을 기록했다. 두 외국인투수는 5승만을 합작해 다른 팀의 한 외국인투수가 쌓은 승수보다 더 적었다. 2016시즌은 더욱 가관이다. 앨런 웹스터는 4승(4패), 요한 플란데는 2승(6패), 콜린 벨레스터와 아놀드 레온은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고 3패와 1패만 기록하고 한국을 떠났다. 그해 외인투수 4명이 승리를 합작한 게 고작 6차례뿐이다.
이쯤 되면 삼성 팬들은 리그를 호령한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 호크스)가 그리울 법하다. 2013년 삼성에 입단한 밴덴헐크는 승운이 없어 7승(9패)에 그쳤지만, 143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95 137탈삼진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3경기(2선발)에 나와 8⅔이닝 1실점으로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다음 해인 2014년에는 리그 최정상급 선수가 됐다. 13승 4패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180개를 기록하며 다승 2위,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1위에 오르는 등 삼성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사실 2000년대 중반부터 외국인선수와 인연이 적었던 삼성이다. 2010년대 초반 4연속 우승하며 ‘삼성왕조로 불리던 시절도 밴덴헐크와 피가로, 탈보트 외에는 크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다. 윤성환, 차우찬, 장원삼, 배영수 등 토종 선발들과 오승환, 권오준, 안지만, 권혁 등 불펜의 힘으로 버텼다.
해답은 나왔다. 삼성의 문제는 외국인 투수다. 2016시즌 이후 밟지 못한 가을야구 무대를 도모해볼 수 있다. sportska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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