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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년 토종기업` 남영비비안…해외 브랜드 공세에 매물로
입력 2019-07-22 17:55  | 수정 2019-07-22 19:46
62년 업력을 지닌 국내 '토종' 여성 란제리기업 남영비비안이 매물로 나왔다. 유니클로 등 저렴한 가격과 발 빠른 디자인 변경을 무기로 한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공세에 성장이 정체되고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남영비비안은 최근 매각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잠재인수후보인 국내 전략적투자자와 재무적투자자를 상대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발송했다. 매각주간사는 라자드코리아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남석우 남영비비안 회장(지분율 23.80%)을 비롯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75.88%다. 회사 경영권을 넘기는 것이다.
남영비비안은 1957년 설립돼 'VIVIEN' 등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여성 속옷 트렌드를 이끌어왔다. 그럼에도 최근 회사 성장은 정체되고 수익성은 악화됐다. 회사 측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노동집약적인 섬유·봉제산업의 특성상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다품종 소량 생산에 따라 비용 절감과 큰 폭의 수익 창출 요소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니클로 등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공습은 남영비비안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왔다. 회사 측은 "전통적으로 여성 내의류 시장은 진입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신규 업체들이 해외 브랜드 수입을 통해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남영비비안은 지난해 매출 2061억원,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매출 2094억원, 영업이익 5억원에서 퇴보한 실적이다.
사측은 이 같은 실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였다. 2017년 393명이던 직원 수는 지난해 236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 밖에 공장 등 자산 매각 노력도 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매물로 나왔지만 막상 투자자 반응은 미지근하다. 국내 제조업이 직면한 현실이 그대로 투영됐기 때문이다. 투자를 검토한 바 있는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상승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반면 시장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어 투자 결정이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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