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인근에 자취 중인 직장인 현종현(30)씨는 퇴근길 편의점에 들려 LG스타일러에 외투를 세탁한다. 2000원이면 굳이 스타일러를 사지 않아도 20분 동안 외투를 말끔히 살균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세탁하는 동안 그날 먹을 저녁거리를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 서울 강남역 인근 토익학원을 다니는 대학생 김지현(23)씨는 도보로 20분 거리인 집에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학원에 간다. 집 인근에 있는 전동킥보드를 찾아 탄 다음 학원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반납한다. 학원에 올라가기 전 사탕과 물 등 간식거리도 편의점에서 챙겨간다.
편의점이 공유경제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전국 4만여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라이프서비스 허브로 이용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서비스 범위도 금융과 택배 등에서 세탁과 차량 대여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18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LG전자 기업간거래(B2B) 부서와 협업해 서울 강남구 인근에 위치한 직영점 2곳에서 '코인 스타일러(의류관리기)'를 테스트 중이다. 코인 세탁방과 마찬가지로 일정시간 이용비를 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용비는 20분에 2000원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고객들의 서비스 다변화의 일환으로 한 달 전부터 코인 스타일러를 매장에서 테스트 중"이라며 "향후 반응에 따라 타 매장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탁업을 편의점과 연계하는 가맹점주들도 늘고 있다. 전국 미니스톱 가맹점 3곳은 코인 세탁방과 매장의 벽을 허무는 방식으로 편의점을 운영한다. 세탁 시간을 기다리면서 편의점을 이용하면 '1석2조'이기 때문이다. 코인 세탁방에 안마기 등을 설치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CU 제주지역 전기차 충전. [사진 = BGF]
CU는 전국 20여개 점포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한다. 2016년 말 경기지역에 테슬라 전기차를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테슬라 존'을 설치한 데 이어 클린일렉스와 에스트래픽과도 손잡고 제주도, 경기도, 강원도 등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성과도 눈에띈다. CU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충전 서비스 이용건수는 전년 동기대비 약 56.1% 신장했다. 이밖에 CU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쏘카, 그린카와 손잡고 전국 30여개 점포에서 차량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은관 BGF 경영혁신팀장은 "전국 CU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족한 이-모빌리티(e-Mobility) 충전소의 보조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점포 네트워크를 활용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25는 다음달부터 공유 마이크로모빌리티 통합플랫폼 '고고씽'과 손잡고 점포에서 킥보드와 전기자전거의 충전시설을 제공할 계획이다. 연내 충전 서비스 제공 매장 수를 100점포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유경제의 가장 큰 핵심은 접근성이고, 편의점은 누구나 하루 한번쯤은 들리는 유통체인이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며 "차별화가 어려운 상품 외에 생활 서비스가 진정한 편의점의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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