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에겐 호화·갑질 연수 없다…수원시의회의 `짠내 연수` 실험
입력 2019-07-18 11:05  | 수정 2019-07-18 14:15
네덜란드 국외 연수중 직접 지은 밥으로 식사를 하고 있는 수원시의회 의원과 수원시의회 공무원들. [사진 제공=연합뉴스, 수원시의회]

경기 수원시의회 의원들의 '짠내나는' 국외 연수기가 화제다. 국외 연수 때마다 따라다니는 '혈세낭비' '외유성 관광' 꼬리표를 과감히 떼는 실험으로 주목을 끈다.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과 기획경제위원회 의원·연구단체 소속 의원 9명, 수원시의회 공무원 3명으로 구성된 수원시의회 국외 연수단은 지난달 27일부터 9박 11일 일정으로 네덜란드·영국을 다녀왔다. 지역 돌봄공동체와 마을공동체가 잘 발달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영국 런던을 벤치마킹해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의정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짠내 풀풀 나는 '자린고비형' 연수였다. 이들은 대부분의 식사를 스스로 해결했다. 출국 전 10인 분의 밥을 지을 수 있는 압력밥솥을 구입하고 연수기간 먹을 쌀과 반찬도 스스로 마련해 했다. 숙소도 호텔이 아닌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호텔보다 저렴해 예산을 아낄 수 있는데다 식사 준비가 더 쉽기 때문이다. 배낭여행 경험이 많은 이병숙 의원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했다. 게스트하우스는 방문지와 20여분 이내에 있는 곳으로 잡아 공식 일정을 마치면 중간 중간 숙소로 돌아와 밥을 해 먹곤 했다. 외식을 한 경우는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에서 샌드위치와 파스타 등을 사 먹은 서너번에 불과했다.
연수단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거의 모든 식사를 자체 해결하면서 외식때 들어갈 1인당 2만∼3만 원의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또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형 관광버스와 가이드도 이용하지 않았다. 대신 가는 곳마다 렌터카 2대를 빌려 번갈아 운전하면서 방문지와 숙소로 이동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지하철도 이용했다.
이런 방식으로 연수단이 쓴 비용은 1인당 총 350만원. 시의회에서 정한 시의원 연수비용 300만원에 개인이 공통경비 명목으로 추가로 낸 50만 원을 합한 금액이다.
보통 9박 10일 국회 연수 비용으로 450만원 가량이 들어가는 전례에 비춰보면 1인당 100만원 이상 비용을 절약한 셈이다. 짠내 연수를 끝낸 수원시의원들은 "동료 의원과 공무원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밥을 지어 먹고 생활하면서 결속력이 다져지고 정이 많이 들었다"며 흡족해했다.
조명자 수원시의회 의장은 "돈이 적게 드는 연수를 실험해 봤는데 할 만했다"며 "수원시의회 다른 상임위뿐 아니라 다른 기초의회도 한번 도전해 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수원 = 지홍구 기자]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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