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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기억 故전미선”…‘나랏말싸미’ 송강호·박해일의 진심과 온기(종합)
입력 2019-07-15 17:06 
영화 ‘나랏말싸미’ 송강호 박해일 故 전미선 애도 사진=MK스포츠 김영구 기자
영화 ‘나랏말싸미가 故 전미선을 품고 세상으로 나온다. 그의 마지막을 함께 한 배우 송강호와 박해일은 이 영화가 따뜻한 온기로 기억되길 바랐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나랏말싸미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조철현 감독과 배우 송강호, 박해일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 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사도(감독 이준익)의 각본을 맡은 조철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앞서 故 전미선은 ‘나랏말싸미 개봉을 앞둔 지난달 29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에 영화 측 역시 최소한의 홍보를 제외하고 모든 대외 홍보 일정을 취소한 바. 이날 제작을 맡은 영화사 두둥 오승현 대표가 가장 먼저 무대에 올라 故 전미선을 애도했다. 오 대표는 얼마 전까지도 함께 했던 故 전미선의 비보를 접하고 충격에 빠졌다”고 조심스레 운을 뗀 뒤 고인의 애도가 먼저라고 생각했기에 유족과 영화 개봉을 미루는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들이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나랏말싸미를 보시고 전미선 씨를 기억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일정을 최소화해 개봉을 진행하려고 한다. 우리의 진심이 왜곡될까 걱정되지만 많은 이들이 진심을 알아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영화 ‘나랏말싸미 조철현 감독 사진=MK스포츠 김영구 기자

‘나랏말싸미는 또 개봉을 앞두고 저작권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나랏말싸미는 원안, 원작이 있는 게 아닌 순수 창작물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현재 소송을 시작했으며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랏말싸미의 주요 스토리 라인은 세종과 신미스님이 협력해 훈민정음을 만드는 내용이다. 조철현 감독은 신미스님이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면서도 아시아 표음문자는 모두 스님들이 만들었다는 게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한 역사적 사실과 제가 해인사 테마파크에서 본 대장경 지도, 학계 연구를 통해 ‘나랏말싸미를 만들었다”고 영화 기획 단계를 언급했다.

그는 어쩌다보니 제가 사극에 가장 많이 참여한 영화인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아무리 철저하게 연구하고 많은 자료를 섭렵하더라도, 역사적 사실에 대한 판단이 맞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더라. 다양한 훈민정음 창제설 중 하나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했을 뿐이다. 역사적 판단 앞에서는 누구나 겸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팩트와 허구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조심하곤 한다. ‘나랏말싸미는 한글을 만드는 구체적인 과정, 디자인 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어디까지가 팩트이고 허구인지는 저조차 헷갈린다. 사실과 허구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진실이라고 믿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다”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영화 ‘나랏말싸미 송강호 박해일 사진=MK스포츠 김영구 기자

송강호는 한글 창제를 시작하고 맺은 임금 세종을 연기한다. 송각호는 영화 속 세종에 대해 우리가 익히 봐온 세종의 모습과 사람들이 저마다 그리는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오히려 배우로서 창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 무엇보다도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 과정에서 느낀 고뇌와 외로움을 집중적으로 다룬 건 ‘나랏말싸미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안타깝고 슬픈 일을 겪었지만 세종대왕의 고난의 역사, 외로움의 고통을 영화관에서 느낄 만한 소중한 영화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해일은 세종과 함께 한글을 만드는 스님 신미 역을 맡았다. 박해일은 자신이 연기한 신미를 언급하며 저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신미스님을) 알게 됐다. 배우로서 스님답게 보이도록 촬영 전부터 산스크리트어를 배워서 집중도 있게 촬영했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세종대왕과 독대하는 스님의 자세 등을 고려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털어놨다.

영화 ‘나랏말싸미 송강호 사진=MK스포츠 김영구 기자

이어 세종대왕은 애민정신을 발휘하지 않았나. 스님 역시 본래 목적인 문자를 통해 자신의 목적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신미스님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자존심이 세다. 타협할 땐 타협하더라도 자신의 기준을 잃지 않는 태도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전미선은 한글 창제에 뜻을 토낸 품이 너른 여장부 소헌왕후를 연기했다. 세종의 곁에서 혹은 그보다 더 적극적으로 백성들을 위한 소헌황후를 전미선이 완벽하게 그려냈다.

송강호와 박해일은 깊은 울림을 전하는 소헌황후의 천도제 장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강호는 감독님 이하 모든 스태프가 슬픔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소헌황후 천도제 장면을 찍던 날은 아버지 기일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영화 ‘나랏말싸미 송강호 박해일 사진=MK스포츠 김영구 기자

그러면서 현실에서도 슬픈 일이 있다니, 슬픈 운명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만 관객들이 보시기에는 슬픔을 딛고 아름다운 영화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박해일 역시 영화를 촬영할 때 기억이 생생하다. 촬영을 마치고 맛있는 식사를 하며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던 생각이 나더라”고 말했다.

이어 전미선 선배님과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서 안타깝지만, 선배님의 마지막 작품을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다. 보시는 분들도 우리 영화를 따뜻한 온기로 품어주시기를 바라고, 쉽고 담백하게 ‘나랏말싸미를 받아들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한편 ‘나랏말싸미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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