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문 대통령-여야 대표 1년 4개월 만에 회동 가능성…의제 등 미지수
입력 2019-07-15 13:10  | 수정 2019-07-22 14:05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오늘(15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어떤 형태의 회동에도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여당이 이를 환영하면서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의 성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앞선 사전환담 등 각종 행사에서 짤막하게 만난 적은 있으나, 의제를 정하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하며 회동한 것은 지난해 3월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 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미래당 유승민·민주평화당 조배숙·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은 남북 정상회담 합의 과정과 배경, 개헌 문제 등을 두고 100분간 오찬과 함께 열띤 토론을 했습니다.


당시 회동으로부터 한달 뒤에는 문 대통령이 홍 전 대표를 청와대에서 단독으로 만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임명 및 개헌안 철회 등 야당의 요구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은 바 있습니다.

황 대표가 모든 형태의 회동에 응하겠다고 한 만큼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은 1년 4개월 만인 이달 내 성사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가장 시급히 논의해야 할 의제를 두고 양측의 견해차가 크지 않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합니다.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먼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을 제안했고 황 대표가 이를 수락하는 모양새가 된 덕에 '1번 의제'를 놓고서는 이견이 없는 셈입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지난 5월 5당 대표와의 회동을 제안할 때 대북 식량지원 합의 문제를 논의하자고 한 만큼 이를 비롯해 지난달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정상회동 결과 등 대북 이슈가 회동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한국당이 북한 목선 입항 사건 등과 관련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요구와 같은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자고 하면 의제를 협상하는 과정에서부터 난항이 예상됩니다.

황 대표는 실제로 오늘 국회 기자회견에서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을 조속히 교체해 일본의 수출 규제와 같은 극단적 사태가 벌어지도록 방치한 무책임과 무능을 질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여야가 대립 중인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안을 처리하는 문제 등도 회동의 최종 성사까지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황 대표의 제안에 청와대가 즉각적으로 환영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은 회담 의제 등을 논의하는 과정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청와대는 그러나 여태까지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 부정적이던 황 대표가 확실히 열린 태도를 취하고 나선 만큼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을 크게 점치는 분위기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언제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회동과 관련한) 여야 5당의 논의를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한국당이 실무 조율에 들어갔을 때 무엇을 의제로 꺼내 들지 몰라 약간 걱정이 되지만 이번에는 초당적 협력이 가능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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