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라진 코코브루니…한국야쿠르트 체질 개선 나선다
입력 2019-07-10 16:10  | 수정 2019-07-10 17:00
[사진 제공 = 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코코브루니가 자취를 감쳤다. 주요 매장을 블루보틀과 커피앳웍스 등에 넘겨주며 현재 남은 매장은 4곳에 불과하다. 최근 창업주인 윤덕병 회장이 별세하면서 외식사업과 레저, 교육 등 신사업 정리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5월부로 코코브루니 센터원점을 폐점했다. 이 자리에는 SPC그룹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가 새로 문을 열었다. 코코브루니 센터원점은 2011년 문을 연 뒤 대표 매장으로 자리잡았으나, 오픈 8여년 만에 문을 닫았다.
블루보틀 국내 2호점으로 잘 알려진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앞 건물도 코코브루니 삼청동점으로 운영되던 곳이다. 한국야쿠르트는 2017년 말 코코브루니 삼청동을 폐점했다. 한 때 24개에 달했던 코코브루니 매장 수는 현재 국내 4곳밖에 남지 않았다.
코코브루니는 2010년 한국야쿠르트의 신사업으로 출발했다. 사업 부진 요인으로는 임대료와 커피전문점 경쟁 등이 꼽힌다. 론칭 이후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던 코코브루니는 2017년까지 누적 영업손실 260억원을 기록한 뒤 한국야쿠르트의 100% 자회사 비락에 흡수합병됐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코코브루니는 대형 매장 위주로 주요 상권에만 입점했기 때문에 임대료 압박이 더욱 컸을 것"이라며 "론칭 초반에는 초콜릿 베이커리 메뉴로 인기를 끌었으나 비슷한 메뉴를 출시하는 커피전문점이 많아지면서 경쟁력을 잃은 사례"라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향후 코코브루니를 오프라인 매장 위주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브랜드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비락이 OEM 회사로 성장하면서 흡수합병된 코코브루니도 함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생산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라며 "현재로썬 추가 출점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코코브루니가 부진을 거듭하면서 한국야쿠르트의 신사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커피전문점 외에도 의료부문과 교육, 골프장 등의 신사업을 운영 중이다.
재계에서는 최근 별세한 창업주 윤덕병 회장의 외아들인 윤호중 비락 부회장이 2세 경영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윤 부회장은 한국야쿠르트의 최대주주로 지배구조 최상위인 팔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매일유업은 2006년 창업주가 별세한 뒤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외식사업부를 신설했다. 이후 론칭한 폴바셋은 현재 매장 100여개를 돌파하며 핵심 사업으로 부상했다.
다만 부진한 성적표는 부담이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분 34.72%를 보유한 의료로봇 개발사 큐렉소는 지난해 29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대비 75% 가량 증가한 규모다. 윤 부회장이 지분 3.64%를 보유한 자회사 엔이능률(전 능률교육)은 지난해 44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한국야쿠르트 계열 골프장 제이레저 역시 지난해 17억원의 적자를 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야쿠르트는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줄곧 이끌어왔지만 그동안 창업주의 영향력은 막강했다"며 "2세가 경영 전면에 나설 때 신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일정부분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큐렉소는 최근 인공관절 수술로봇으로 미국 FDA에 허가 신청을 완료하는 등 투자 성과를 내고 있는 단계"라며 "50여년간 이어져온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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