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사실상 부동산 추가대책
입력 2019-07-08 14:34  | 수정 2019-07-15 15:05

정부가 조만간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합니다.

서울 강남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다시 불안 조짐을 보이자 사실상 추가대책의 하나로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늘(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달 26일 방송기자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HUG(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한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관리에 직접 강한 불만을 제기했지만,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다양한 개선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도입을 검토할 때"라며 사실상 적용을 기정 사실화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감정평가된 아파트 토지비에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를 더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산정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공공택지 아파트는 모두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고, 각 지방자치단체의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일일이 공공택지 아파트의 분양가 적정성을 심사·승인하고 있습니다.

과거 참여정부 당시에는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으나, 주택공급 위축이나 아파트 품질저하 등의 부작용 탓에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 적용 요건이 강화됐고, 이에 따라 2014년 이후로는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사례는 없습니다.

대신 현재 민간택지 아파트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분양가를 심사받는데, 주변 아파트 분양 가격과 준공 아파트의 시세 등을 기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됩니다.

주변에 최근 1년 내 분양 아파트들이 있으면 그 평균 분양가 이하로, 분양 후 1년 이상 지난 아파트만 있는 경우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에 최대 5%의 시세 상승을 반영해 분양가가 정해집니다. 주변에 이미 준공한 아파트들만 있다면 평균 매매가 이하의 분양가가 허용됩니다.

하지만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되면 시세와 크게 관계없이 토지비, 기본형 건축비 등을 기반으로 분양가가 정해지는만큼 분양가가 현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훨씬 더 됩니다.

현행 주택법은 이미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특정 지역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몇 배를 넘는 경우'와 같은 조건이 붙어 있고,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이 조건을 충족한 지역이 없었기 때문에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적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날 김현미 장관이 설명했듯이, 국토부는 앞으로 주택법 시행령을 고쳐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는 요건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정부가 2014년 이후 5년 만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지난해 9·13 대책 등에도 불구하고 다시 서울 강남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기 때문입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0.02%로 집계됐습니다.

감정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직전 주보다 오른 것은 작년 11월 첫째 주 이후 34주 만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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